한국 스포츠의 유망주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폭언 및 폭행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검찰이 수사에 본격 착수해 결과가 주목된다.
1일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따르면 트라이애슬론 청소년 대표와 국가대표를 지낸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의 숙소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트라이애슬론은 수영·사이클·마라톤의 세 종목을 연이어 겨루는 경기로 얼핏 보기엔 ‘철인 3종’ 경기와 흡사하다. 통상 수영 3.9㎞, 사이클 180.2㎞, 마라톤 42.195㎞k가 기준이지만 엄격한 규정은 없다.
최 선수는 이 트라이애슬론 종목의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로 뛰었다. 올해 23세인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고인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자들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최 선수는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에서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고 말했다. ‘그 사람들’과 ‘죄’라는 표현에서 누군가 가해자가 있었고 그들이 최 선수에게 불법을 저질렀음을 알 수 있다.
앞서 경북 경주경찰서가 이 사건 수사에 나섰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경찰에서 이 사건을 송치받은 대구지검 경주지청의 향후 수사에 스포츠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문제는 최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여러 기관에 자신이 처한 억울한 상황을 호소했으나 관심을 기울인 곳이 없었다는 점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비례대표)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주경찰서 그 누구도 고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며 검찰을 향해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엄중 처벌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검찰 수사와 별개로 대한철인3종협회가 빠르고 엄정한 조치를 약속했다. 박석원 대한철인3종협회 회장은 성명을 내고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협회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 공정위심의에 따라 협회가 할 수 있는 빠르고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현재 자체 조사를 하고 있으며, 다음 주에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가혹행위 문제를 다룰 계획이다.
대한체육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조속하고 엄중한 조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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