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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워킹그룹 통하지 않고 할 일 구분”… 독자 남북교류 시사

입력 : 2020-07-06 18:49:03 수정 : 2020-07-06 21: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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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 추진 방침 밝혀 주목 / “국제제재는 창조적 접근 필요하게 해 / 궁극적 도달하려 했던 건 한반도 평화” / 제재 저촉 안되는 사안 자체 추진 의미 / 개별 관광·인도적 지원 등 허용 입장 / 남북간 대화 등 관계복원 의지도 강조 / “北, 군사적 긴장 유발 행동 바람직 안해” / “어떤 경우에도 北·美대화는 지속돼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한·미워킹그룹을 통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야 한다며 독자적 남북교류를 추진할 방침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로 처음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워킹그룹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우리 스스로 판단해서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야 한다는 게 평소의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북제재 때문에 남북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교류협력이 제한돼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에게 창조적인 접근을 필요로 하게 한다”며 “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그것도 하나의 길이라면 길이다. 그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도달하려고 했던 건 한반도의 평화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에 해당하는 사안은 한·미워킹그룹을 거치되 그렇지 않은 사안은 굳이 의제화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추진했던 개별관광과 인도적 지원 등은 한·미워킹그룹을 거치지 않아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진=뉴시스

여권을 중심으로 한·미워킹그룹 해체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한·미워킹그룹이 대북제재를 빠르게 면제받을 수 있는 통로가 될 수도 있는 데다 한·미워킹그룹이 없어진다고 해도 대북제재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후보자가 독자적 남북교류 추진 필요성을 언급하며 한·미워킹그룹의 운영 방식이 일정부분 달라질지 주목된다.

 

그동안 북한은 한·미워킹그룹을 남북관계 악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며 불만을 표시해왔다.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미국이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사사건건 간섭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언제까지 치욕과 굴종의 굴레를 쓰려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한 정치권과 언론, 시민단체가 워킹그룹을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남한의 전직 통일부 장관들이 “정부는 트럼프에게 남북관계를 맡기지 말고 남북관계 추진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자는 남북 간 대화 등 관계 복원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 3일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뒤 ‘평화의 노둣돌’을 놓겠다고 밝힌 데 대해 “제가 통일이 될 때까지 통일부 장관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노둣돌 하나를 착실히 놓겠다는 마음으로 출발하겠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첫 번째 노둣돌을 놓는다면 다시 냉랭해진 관계가 대화를 복원하는 과정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적 교류와 협력, 남북 간 약속·합의 실천을 추가로 언급했다.

 

지난 4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적 능력 강화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 이 후보자는 “어떤 경우에도 군사적 긴장을 일으킬 수 있는 행동은 절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때로는 남북 간 대화를, 또 때로는 북미 간 대화를 경우에 따라 병행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선후로 접근해오기도 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남북 간 대화, 북미 간 대화 이런 것들이 끊이지 않고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당분간 남북회담본부의 사무실로 출근해 통일부 실무부서로부터 수시로 현안을 보고받으며 인사청문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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