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추적 디지털장의사의 배신… 아동음란물 소지 혐의

경찰, 박형진 이지컴즈 대표 입건해 수사

디지털장의사 박형진 이지컴즈 대표.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성년자를 비롯한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제작·공유한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을 추적하며 주목을 받은 디지털장의사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갖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근 박형진(39) 이지컴즈 대표를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소지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소지)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온라인상에 올라온 게시물들의 삭제를 대행해주는 업체(이지컴즈)를 운영하는 박 대표의 PC 등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포함해 불법 동영상 100여건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대표는 ‘업무 목적’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은 이 동영상들 가운데 고객의 의뢰를 받지 않은 영상물도 포함돼 있는 점을 확인하고 그를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일부터 시행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구입·소지·시청자는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해진다. 박 대표의 행위가 그 이후로 밝혀질 경우 이 개정법이 적용된다.

성착취물 공유 텔레그램 대화방인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25)이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모습. 뉴스1

앞서 박 대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그는 2018년 3~6월 국내 최대 음란물사이트에 배너 광고료로 600만원을 건네고 음란물 유포를 방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해당 음란물사이트에서 불법 유출된 사진을 자신이 독점적으로 맡아 삭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대표는 텔레그램 박사방과 그 운영자인 ‘박사’ 조주빈(25·구속기소)을 추적한 인물로 관심을 모았다. 경찰은 올해 말까지 박사방과 ‘n번방’ 등에서 제작·유포된 성착취물 소지자를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김주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