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상황에서 체력을 검증하는 ‘울트라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30분쯤 경기 이천시 신둔면 편도 2차로 도로에서 가장자리를 달리던 B(61)씨 등 3명이 A(30)씨가 몰던 쏘나타 차량에 치였다. 온몸을 크게 다친 B씨 등 3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에 숨졌다.
경찰의 음주 측정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운전면허 취소 수준(0.08%)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 등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사고를 당한 참가자들은 부산시 태종대에서 경기 파주시 임진각까지 달리는 ‘2020 대한민국 종단 537㎞ 울트라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로 전해졌다.
지난 5일 오전 6시 태종대를 출발한 이들은 일정대로라면 오는 10일 오후 1시까지 임진각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B씨 등은 이날 구간 곳곳에 설치된 ‘체크포인트’에서 안전장비 등을 점검하는 등 휴식을 취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를 당했다. 사고는 체크포인트 지점에서 불과 500∼600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으며, 마라톤 대회 진행 요원이 이를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고가 난 마라톤 대회 주최·주관 기관인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사고대책본부를 꾸렸다. 연맹은 2000년부터 격년으로 대한민국 종단 대회를 열고 있다.
이천=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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