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42도·시베리아 38도 달해
美, 연일 허리케인으로 피해 속출
전문가 “극단적 기상, 기후변화 탓”
세계 곳곳에서 홍수와 폭염, 허리케인 등의 ‘기후재앙’으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더 자주 발생하는 것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 남부지역은 두 달째 이어지는 홍수로 수재민이 남한 인구(2018년 5164만명)를 넘어섰다. 지난달 2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응급관리부는 지난 6월1일부터 7월28일까지 장시·안후이·후베이성 등 27개 지역에서 5481만1000명이 수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58명이 사망·실종했고 376만명이 긴급대피했다.
또 가옥 4만1000여채가 무너지고 농경지 5만2000여㎢가 물에 잠기는 등 직접 피해액만 1444억여위안(약 24조6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중국에서 가장 긴 창장(양쯔강) 유역 홍수통제의 핵심 역할을 하는 싼샤댐이 연일 높은 수위를 기록하며 붕괴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게다가 3∼4일 사이 창장 상류인 쓰촨분지 서부에 비가 예보돼 있으며 조만간 4호 태풍 ‘하구핏’이 동남부 푸젠·저장성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하구핏의 중심은 3일 오전 5시 기준 대만 동부 해상에 있다. 시속 20∼25㎞로 북상하는 태풍은 점점 위력을 더해가며 4일 새벽 저장성과 푸젠성 일대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태풍으로 저장성 동남부 100∼200㎜를 비롯해 푸젠성과 대만 등에 많은 비가 예보된 상태다.
미국에서는 연일 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가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남동부에 열대성 폭풍 ‘이사이아스’가 현재 접근 중이다. 최대풍속은 시간당 110㎞로 측정됐다. 지난달 25일에는 텍사스주에 허리케인 ‘해나’가 상륙해 남부지역에서 4만3700가구 이상의 정전과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한때 최대풍속이 시간당 145㎞에 달한 해나는 가장 센 1등급 허리케인으로 분류됐다.
유럽은 폭염에 시름 중이다. 스페인 국립기상청(AMET)은 지난달 30일 북부 산세바스티안 지역 기온이 관측 이래 최고치인 섭씨 42도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영국도 런던 히스로 공항이 지난달 31일 섭씨 37.8도를 찍어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이탈리아 14개 도시에는 폭염에 따른 비상경계령이 내려졌고, 프랑스는 전체 101개 가운데 3분의 1에 달하는 구역에서 경보를 발령했다. 오스트리아와 불가리아에서도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러시아 시베리아는 이상 고온으로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외신은 올 1∼6월 시베리아에서 관측된 고온현상은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가 아니었다면 약 8만년에 한 번 있을 법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특히 시베리아 지역 베르호얀스크에서는 지난 6월20일 기온이 38도까지 올라 역대 6월 일간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러시아 산림 당국에 따르면 올해 산불로 6만7913㏊ 규모의 산림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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