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부터 전국에 집중호우가 내려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태풍까지 새롭게 발생해 남부지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돼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5호 태풍 ‘장미’가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600㎞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태풍은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이 제출한 여러 이름들 중에서 정하는데 ‘장미’는 바로 한국이 제출한 이름이다.
태풍 장미는 현재 시속 37㎞ 북상 중이다. 10일 오전 3시쯤 제주도 서귀포 남쪽 약 350㎞ 부근 해상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남부지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시점은 부산 남서쪽 약 50㎞ 부근을 지나는 10일 오후 3시쯤이 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태풍 장미의 영향으로 10일 전국에서 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경남과 제주 등 남부지방은 강한 바람이 불면서 매우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태풍의 영향을 받는 남해안은 밀물 때(오전 10시∼오후 2시, 오후 10시∼오전 2시) 해안 저지대가 침수될 가능성이 있으니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이날 오전에도 경기도와 충청남도, 전라도 서해안에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한 비가 내렸다. 서해상에서 발달한 비구름대가 계속 유입되면서 서울과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서해안, 그리고 강원도 영서 지방에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사이에서 다량의 수증기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어 들면서 남북으로 폭이 좁고 동서로 긴 강수대가 형성됐다”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고 강수량의 지역적인 편차가 크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11일까지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지대 침수, 산사태, 축대 붕괴 등의 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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