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소셜 미디어 기업인 트위터가 중국의 인기 동영상 앱 ‘틱톡’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트위터는 틱톡과의 합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 예비 협상을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트위터가 틱톡 인수 방침을 확정한 것이 아니지만, 틱톡의 미국 내 사용권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MS는 트위터에 앞서 지난 몇 주일 동안 바이트댄스와 협상을 해왔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MS가 틱톡 인수전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고 이 신문이 평가했다.
MS는 지난 2일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화로 틱톡 인수 문제를 협의한 뒤 9월 15일까지 인수 협상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틱톡과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을 미국에서 퇴출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5일간의 유예 기간이 지난 뒤에는 미국 기업들이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 모든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유예 기간이 지난 뒤에는 미국인이 구글이나 애플의 앱 스토어에서 틱톡과 위챗을 다운로드 받을 수 없도록 트럼프 정부가 금지할 것으로 보인다.
MS와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 퇴출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틱톡 인수 경쟁을 하고 있다. WSJ은 트위터가 MS보다 기업 규모가 훨씬 작고, 기업가치가 수백억 달러로 추산되는 틱톡과 합병할 자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가총액을 보면 트위터가 290억 달러이나 MS는 무려 1조 6000억 달러에 이른다. 그렇지만 트위터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MS와는 달리 반독점 규제를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WSJ이 지적했다. 트위터가 틱톡을 인수할 때는 외부 투자자의 도움을 받으려 할 게 확실하다고 WSJ이 전했다. MS가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으나 트위터는 중국 정부 당국의 규제로 2009년에 중국에서 퇴출당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지난주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각각 틱톡 인수안과 전면 퇴출안을 내세우며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서로 언성을 높였다고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이 미국 기업의 틱톡 인수 필요성을 주장하자 나바로 국장은 미국인이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맞섰다고 WP가 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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