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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구애’ 힘싣는 시진핑…14일 메르켈 등 EU 지도자와 화상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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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9-14 11:43:39 수정 : 2020-09-14 11: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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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중국과 시각 다른 문제 단호한 입장 보일 것”
홍콩 문제·코로나19 조사 등 이견 극복 주목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11일 베이징에서 과학자 좌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연합(EU) 지도자와 화상 정상회의를 한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이 격화하는 가운데, 시 주석이 직접 정상회담에 나서 ‘EU구애’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홍콩과 남중국해 문제에 EU가 우려를 표명하고, 통상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 간 이견이 생기면서 중국의 의도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최근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방문한 유럽 순방국이 잇따라 홍콩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냉랭한 양측 관계를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EU가 미국으로 기우는 것을 막으려면 시 주석이 EU 우려를 불식시키는 미묘한 균형 외교를 펼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진핑, EU 지도자 화상 정상회의···중 관영매체, “미 방해에도 중·EU 대화 방해받지 않아”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시 주석과 EU 지도자와의 회상 정상회담 사실을 전하며 이번 회담을 양 측이 모두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며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EU 측은 앞서 지난 9일 정상회담 사실을 전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역 문제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는 시 주석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EU 행정부 수반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올해 하반기 EU 순회 의장국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참석한다.  

 

중국은 이번 회담을 협력과 파트너십의 사례로 과시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국 관영매체는 이날 “이번 만남을 오랫동안 기다렸다”, “이런 유형의 만남은 지금까지 없었다”며 양 측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국제화와 글로벌 안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미국의 방해에도 중국의 국제협력 추진 속도가 방해 받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8일(현지시간) 베를린의 총리실에서 보건부를 화상으로 연결해 회의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베를린=AP연합뉴스

신화통신은 특히 “경제 세계화의 역류, 일방주의 및 보호주의 대두, 세계 불안정과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중국과 EU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수호를 위해 소통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대두를 거론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겨냥한 것이다. EU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미국을 고립시키고, 국제외교 무대에서 우군을 확보하려는 전략적인 포석인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지속적으로 EU와의 관계 강화를 모색해왔다. 지난 6월 22일 양측 간 화상정상 회담에서도 시 주석은 “중국은 파트너이지 적수가 아니다”며 EU에 구애의 손짓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시 주석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모두 19차례에 걸쳐 유럽정상들과 전화통화를 하며 유럽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5월1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유럽연합(EU) 깃발이 걸려있다. 프랑크푸르트=AP뉴시스

◆EU, “중국과 이견 다른 부분 단호한 입장 보일 것”···홍콩·남중국해·코로나19 등 의제 전망 

 

SCMP는 이날 양측 화상 정상회담 사실을 전하며 홍콩 문제와 남중국해 갈등, 코로나 19 역학조사 등이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의제는 중국이 모두 껄끄러워하는 사안이다. 중국의 기대와는 달리 홍콩이나 남중국해 문제 등이 부각될 경우, 양 측의 이견만 노출시킨 채 회담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래 이달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EU 27개 회원국 정상과 시 주석 간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최근 취소됐다. 양측은 모두 관계 강화를 바란다고 밝히고 있지만, 무역과 투자 규정, 홍콩을 비롯한 인권 문제 등 다양한 사안에 이견을 보이면서 양측 관계에 긴장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EU 정상들로부터 지난 7년 동안 계속된 투자협정 타결을 위해 경제적인 양보를 더 해야 한다는 강력한 요구에 직면하고, 악화하는 홍콩 상황 설명을 요구받을 수도 있다고 SCMP는 관측했다. EU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독자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채 탕감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 EU 고위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의 군사적인 긴장을 화두로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핵심이익에 대한 입장을 확고히 견지하면서도, EU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미묘한 균형잡기 행보가 필요하다고 SCMP는 전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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