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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주가 견인 일등공신… 최근 반년간 35조 순매수

입력 : 2020-09-20 19:59:01 수정 : 2020-09-20 23: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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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5%·코스닥 107% 급등
‘국민주’ 삼성전자 가장 많이 사
시총 상위 우량주식 주로 매입
코스피 상승률 G20 중 2위에
외국인·기관 16조·18조 순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유가증권시장이 패닉에 빠진 지난 3월 이후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와 코스닥서 35조원 이상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빠진 주식시장을 개인이 떠받친 셈이다.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입김이 세지자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일반청약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코스피가 종가 기준 연 저점(1457.64)을 기록한 지난 3월19일부터 9월18일까지 코스피에서 26조986억원, 코스닥에서 9조6516억원을 사들여 총 35조7502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각 15조9241억원, 17조9079억원을 순매도할 때 개인들이 국내 주가 하락을 방지하며 지수를 끌어올린 것이다. 개인이 35조원가량을 사들이는 동안 코스피는 65.50%, 코스닥은 107.51% 상승했다.

 

개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국민주식’으로 떠오른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다. 개인투자자들은 6개월간 삼성전자 주식 4조8350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2조2356억원, 2조8962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투자자들은 이외에도 SK하이닉스(1조9457억원), 삼성전자우(1조9286억원), 현대차(1조7591억원), 카카오(1조7580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 우량주를 주로 사들였다.

 

개인투자자의 뒷받침 덕분에 국내 증시의 저점 대비 상승률은 주요 20개국(G20) 중 최상위 수준이다. 코스피 상승률은 미국 나스닥(57.32%), 다우존스(48.7%), S&P500 지수(48.3%)보다 높으며 전체 순위로 보면 아르헨티나(87.82%)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코스닥 상승률은 G20 국가 주식시장 중 1위다.

개인의 주식시장 참여가 활발해지자 금융당국도 개인투자자를 위한 제도개선에 나섰다. 공매도 제도개선 추진에 이어 돈 많은 기관투자자에게 유리한 공모주 청약제도를 뜯어고치기로 했다. 자금력이 약한 개인투자자도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금융투자협회의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현재 유가증권 상장기업의 경우 하이일드 펀드와 우리사주 조합원에 각 10% 이상, 20%, 일반투자자에게 20% 이상을 배정하도록 하고 있다. 나머지는 기관투자자의 몫이다. 코스닥 역시 일반투자자에게 최소 20%를 배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20%만 배정하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있다.

 

최근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열풍에서 개인투자자는 손에 쥘 주식이 거의 없었다. 증거금 1억원을 넣을 경우 SK바이오팜은 12주, 카카오게임즈는 겨우 5주를 배정받을 수 있었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에 참가한 개인투자자 중 4만명은 단 1주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도개선은 최소 20%인 배정비율을 30%까지 늘리거나 소액 투자자에게 공모주 개인 물량의 절반을 배정하는 등의 방식일 가능성이 높다.

 

단 기업공개(IPO) 흥행이 실패할 경우 미매각 물량 부담을 주관 증권사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점, 주가가 하락하면 개인투자자가 짊어져야 하는 위험 부담이 커지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당국이 공모주 청약 개인 물량을 대폭 확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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