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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에 200만원 재난지원금… 여성계 “유흥업소가 소상공인이냐”

입력 : 2020-09-22 16:36:09 수정 : 2020-09-22 18: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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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개월간 유흥주점·단란주점 600만명 다녀가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합의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한 유흥주점, 콜라텍 등에 200만원씩 지원금을 주기로 하자 여성계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매매, 성착취가 발생할 수도 있는 유흥업소에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주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에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을 지낸 여성학자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4차 추경에 유흥주점까지 20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3달 간 600만명이 다녀가 활황이었던 대도시 룸살롱은 지원 대상에서 빠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지난 18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로부터 제출받은 ‘전자출입명부(QR코드) 관리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1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3개월간 유흥주점, 단란주점에서 QR코드를 이용한 건수는 590만9997건에 달했다.

 

이를 두고 권 의원은 “유흥업소 종사자 고용이 금지된(사실상 도우미 형태로 많이 고용하고 있지만) 단란주점을 빼더라도 492만 8750명이 유흥주점을 이용한 것”이라며 “유흥주점 주요 이용자를 30세 이상 70세 이하 남자들로 어림잡아 단순 계산해보면(복수 인원이 포함되어 있고, 일부 여성도 있겠지만) 그 숫자가 1300만 정도 되는데, 3개월 동안 대충 40% 이상이 유흥주점에 갔다는 것이다. 어마어마한 숫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공공조직 및 민간기업의 조직문화 진단뿐만 아니라 성폭력 예방교육, 성인지 교육 등이 많이 강조되고 있는 현 시점에 룸살롱 3개월, 600만명의 수치는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명제를 무색하게 한다”며 “룸살롱 접대문화가 만연한 상황에서 성 평등한 조직문화를 기대할 수는 없고, 새로운 현실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 세계일보 자료사진

여성단체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도 이날 페이스북에 “국회는 유흥업소에 대한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결의를 당장 철회하라”라고 반발했다. 전국연대는 “유흥업소는 소상공인이 아니다”라며 “유흥업소에서 성매매, 성착취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어 “유흥업소는 범죄 집단”이라며 “재난지원금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여야는 유흥주점, 콜라텍 등에 200만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에 대해 “유흥업을 장려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방역에 철저히 협조하느라 피해가 컸고, 방역에 협조한 분들을 지원하지 않으면 협조 요청을 다시는 못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와서 검토 끝에 200만 원씩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합의된 추경안은 기획재정부 검토 등을 거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여야는 추경안을 신속하게 통과시켜 추석 연휴 전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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