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협옹주묘 출토유물 연구 반영
고궁박물관·전통문화대·코스맥스
전통 화장문화 콘텐츠개발 맞손
조선의 공주가 사용했던 화장품이 현대의 기술이 가미되어 재현돼 상품화에 나선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22일 한국전통문화대, 화장품 제조사 코스맥스와 함께 화협옹주묘 출토 화장 관련 유물을 기반으로 한 현대식 화장품을 공개하고, ‘전통화장품 재현과 전통 화장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화협옹주(1733∼1752)는 조선 영조의 일곱번째 딸이자 사도세자 친누나로 20세의 젊은 나이에 홍역으로 사망했다. 그녀의 묘에는 생전에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빗, 거울, 눈썹먹 등 화장도구와 화장품을 담은 소형 도자기가 부장되었는데 2015∼2017년 발굴조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 중에는 화장품 유물도 있어 현대식 화장품으로 재현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됐다. 이날 공개된 화장품은 파운데이션, 보습용 핸드크림, 입술보호제 등 3종이다. 이들 화장품은 유물분석·문헌 조사를 통해 확인된 밀랍, 홍화 꽃잎 등 전통재료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대 정용재 교수는 “출토 화장품을 그대로 재현해본 결과 중금속 함유, 낮은 발색력, 빠른 부패 등의 문제점이 있어 산업화할 수 없었다”며 “중금속 등 유해 성분을 제외하고 출토 화장품에 함유됐던 재료를 포함했으며, 성능 향상과 보관 기간 연장을 위해 현대적인 안료와 물질을 사용해 시제품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화협옹주묘에서 출토된 청화백자 화장품 용기 10점의 크기와 형태를 수정하고 문양을 단순화해 제작한 화장품 용기도 공개됐다.
화장품은 올해 말 ‘프린세스 화협’(Princess Hwahyup)이란 상품명으로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이준배 코스맥스 랩장은 “전통 기술과 재료의 사용을 통해 제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고, 제조 과정의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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