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진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놓고 여야 신경전이 연일 심화하고 있다. 야당은 이를 '권력형 비리게이트'로 규정하고 특별검사 도입 등 대대적인 압박에 나섰고, 여당은 '큰 문제가 없다'며 정치공세 비판론으로 방어에 돌입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에 대한 특검 카드를 강하게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지금 검찰에 수사를 맡겨서는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가 될 수 없다"며 "민주당은 조속히 특검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또 지난 7월 출범한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를 '라임·옵티머스 권력형 비리게이트 특위'로 확대 편성하기로 했다.
국회 정무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 각 상임위 국감장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관련 질의가 이어졌다.
정무위 야당 의원들은 라임·옵티머스 모두 청와대 민정수석실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금융감독원의 감독 기능 부실을 지적했다.
과방위 야당 의원들은 방송통신발전기금 및 정보통신진흥기금 748억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을 통해 투자된 점을 지적했다.
이번 사태가 국감장을 넘어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멀게는 2022년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국민의힘은 당력을 총동원해 전방위적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의 대응 수위도 한층 더 격화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제1야당이 권력형 비리 게이트라고 주장하려면 최소한 그에 부합하는 사실이나 근거라도 제시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시중에 카더라 통신을 인용하는 그 수준"이라며 "대통령을 흔들고 정부를 흠집내고 여당을 공격하면 야당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얕은 정치이고 야당의 나쁜 정치만 심화시킬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낙연 대표가 최근 "근거없는 거짓주장이나 의혹 부풀리기에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란 입장을 밝힌 이후 강경한 언어로 무장한 반격에 나선 것이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최근 이번 사건과 관련해 거론된 여권 인사들을 상대로 '취재'를 한 결과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야당의 '권력형 게이트' 표현에 대해 불쾌감을 내비치며, 야당이 '단순한 의혹 부풀리기'를 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태년 원내대표가 직접 알아봤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며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또 "지도부가 대응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김 원내대표가) 자신있게 대응하겠다는 말씀도 했다"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