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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무죄 선고날 “형님, 부디 못난 동생을 용서해주십시오”

입력 : 2020-10-16 17:48:48 수정 : 2020-10-16 17: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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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미처 하지 못한 말…’이란 글 올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수원=뉴스1

16일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혐의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 사건 당사자인 그의 셋째 형 고(故) 이재선씨에게 “못난 동생을 용서해달라”며 공개 사과를 했다.

 

이 지사는 이날 무죄 선고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처 하지 못한 말…’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이 같이 밝혔다. 그는 “2년 간의 칠흑 같던 재판 과정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전한다”면서 “셋째 형님, 살아 생전 당신과 화해하지 못한 것이 평생 마음에 남을 것 같다”고 적었다. 재선씨는 2017년 별세했다. 이어 이 지사는 “어릴 적 지독한 가난의 굴레를 함께 넘으며 서로를 의지했던 시간들을 기억한다”며 “우릴 갈라놓은 수많은 삶의 기로를 원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디 못난 동생을 용서해주십시오”라며 “하늘에서는 마음 편하게 지내시길, 불효자를 대신해 어머니를 잘 모셔주시길 부탁 올린다”고 전했다.

 

앞서 이 지사는 경기 성남시장으로 재임할 때인 2012년 6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재선씨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한 TV 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려고 한 적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도 받았다.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 무죄라고 판단했지만, 2심에서는 허위사실공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올해 7월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이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지사는 강제 입원 지시 의혹 외에도 어머니 관련 채무와 그가 형수에게 욕설을 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 등의 문제로 재선씨와 줄곧 갈등을 빚었다. 이 지사는 재선씨가 폐암으로 2017년 11월 숨지자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았으나, 형수 등 유족의 반대로 조문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유력 정치인인 이 지사의 이 같은 가족사는 그가 반대 세력으로부터 공격받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수원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심담)는 이날 이 지사의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무죄 취지 원심 파기 판결을 내린 대법원 판단에 따라 이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파기환송심 선고가 내려지던 순간, 2년여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며 “헤아릴 수 없는 고마움이 지난 시간 곳곳에 촘촘히 박혀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아픈 기억은 멀어지고 미안한 마음만 남아 있다”며 “무엇보다 재판으로 인해 도정에 더 충실하지 못한 점, 도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이 지사는 “이제 제게는 도정 한 길만 남았다”며 “실적과 성과로 도민 여러분께 엄중히 평가 받겠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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