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방문해 “인물 없다” 취지 발언
“자해적 행동” “진영의 분열 조장”
대권·보궐선거 후보군 인사들 포문
신임 사무총장에 정양석 전 의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뺄셈 정치’가 당내 불만을 부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차기 대권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당내 인사들을 공개적으로 평가절하한 데 따른 반발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부산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큰 설계로 부산발전의 미래를 그리는 인물이 없다. 아직 적격자가 안 보인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당내 중진 의원들의 반발이 잇따랐다.
장제원 의원은 19일 “당 대표격인 분이 가는 곳마다 자해적 행동이니 참 걱정”이라고 했고, “스스로를 깎아내려서 얻을 게 뭐가 있냐”(권영세 의원), “우리 진영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분열시키는 정당운영”(조경태 의원)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차라리 문을 닫아라”라고 비난했다.
지난 5월 김종인호 출범 이후 ‘공정경제 3법’ 등 수위를 조절해 왔던 당내 불만이 일시에 터져나오는 모양새가 되면서, 원외에 당내 기반이 취약한 김 위원장이 진화작업을 벌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외부에서 후보 출마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끌어오려는 의도 아니겠느냐”면서 “당에 유력후보가 없어야 도전이 가능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당내 논란이 커지자 김 위원장은 이날 “후보자가 없다고 한 게 아니다”라며 수습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발언이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독일 함부르크항이 스마트 항구로 변모했는데 세계에서 제일가는 컨테이너항인 부산을 그렇게 바꾸는 구상을 가진 분이 아직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발언의 앞뒤가 잘려나간 보도가 나갔다는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비대위에서 신임 사무총장으로 호남 출신의 원외 인사인 정양석(사진) 전 의원을 임명했다. 정 사무총장은 서울 강북갑에서 18대, 20대 의원을 지낸 뒤 현재 서울시당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정 사무총장은 김선동 전 사무총장 사퇴로 공석이 된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 부위원장도 함께 맡는다. 국민의힘은 경선준비위원으로 재선의 이양수 의원을 추가 임명했다.
장혜진·이창훈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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