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서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 총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시신수색과 관련해 중국 측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21일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지난달 27일 안보장관회의 이후 시신 및 유류품 수습과 관련해 중국 측의 협조를 바로 요청했다”며 “한중 양측은 필요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고, 양국 수색구조 당국 간에서 서로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장하성 주중대사도 이날 화상으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중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서해에서 희생된 분과 유가족들께 애도를 표한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유품이나 시신을 발견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중국 당국에 적극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고 말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접경지역에서 동물이든, 사람이든 접근하는 사람을 사살하라는 명령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중국 측에서 들은 이야기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장 대사는 “국경지대 문제에 대해서는 작은 것도 놓치지 않고 어떤 판단을 하려 노력 중인데 그런 사항은 아직 보고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편 피살 공무원 이모(47)씨의 친형인 이래진(55)씨는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면담하고 시신·유해 송환과 관련해 중국 당국과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씨는 면담 뒤 취재진과 만나 “동생의 시신이 중국으로 갔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협조 요청을 했다”며 “중국 정부가 북한에 압박이나 설득을 해줄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이씨는 강 장관과의 면담에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공조 방안, 시신 수습을 위한 중국 정부와의 협조방안, 대북 규탄성명 발표 여부,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유엔총회 보고와 관련한 외교부 입장 등을 묻는 문서를 전달했다. 이씨는 “대한민국 공무원이 북한에서 끔찍한 살해를 당했는데 외교 당국의 대응과 정부의 비현실적 행위로 월북이라는 프레임을 성급히 발표했다”는 의견도 전달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이에 대해 “검토하고 서면으로 답을 주겠다. 최대한 협조하고 적극 반영하겠다”고 답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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