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가정집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은 ‘깔따구류’로 확인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서귀포시 일대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을 현미경을 통해 1차 조사한 결과, 깔따구류 유충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330종에 이르는 깔따구류 유충 중 정확히 어떤 종류인지 밝히기 위해 현재 이 유충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는 다음 주 초 나올 예정이다.
결국 제주에서도 깔따구류 유충이 발견되면서 3개월 전 제주에 깔따구류 유충이 없다고 자신만만했던 제주도의 수돗물 관리에 대한 신뢰도에 금이 갔다.
앞서 도는 인천시 등 수도권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자 제주 17개 정수장을 대상으로 지난 7월 3차례에 걸친 특별 점검을 벌인 결과 제주에는 깔따구 유충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수장 점검 이후 예방 차원에서 상수도를 소독하고 배수지 등을 점검했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당시 “제주도는 지하수를 주된 원수로 사용하고, 어승생 정수장과 같이 모래와 자갈로 철저히 여과하고 있기 때문에 유충이 발생할 위험은 없다”고 강조했다.
도는 또 지난 19일 제주 수돗물에서 유충이 처음 발견됐을 때도 현미경을 통해 1차 조사한 결과, 이 유충이 전국을 불안에 떨게 한 깔따구 유충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도는 이틀 뒤 “앞선 결과는 비전문가가 확인한 것으로 깔따구 유충일 가능성도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도는 현재 ‘깔따구 유충 대책’ 상황반을 편성·운영하고 있다.
깔따구류 유충은 흔히 4급수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돗물의 수원(水源)이 되는 물에 대해서는 1∼4급수 등의 등급을 부여하지만 정수 과정을 거친 수돗물은 식수의 기준을 통과했는지 여부만 있을 뿐 수질 급수는 없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붉은 깔따구류가 아닌 인천 수돗물에서 발견된 등깔따구 등 나머지 깔따구류의 경우 수질의 성상(성질과 상태)과 관계없이 모든 수역에서 산다.
특히 안개무늬깔따구는 맑은 물에서 발견된다.
앞서 도는 유충 발생 신고가 잇따르자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강정천과 강정 정수장 여과시설에서 유충을 발견했다.
도는 강정천 취수원과 취수원 상류 지역에서 유충이 서식, 이 유충이 여과시설을 통과한 후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 상하수도본부에 지난 19일부터 이날 오후 2시 기준 도에 접수된 수돗물 유충발견 신고는 28건으로, 전날 6건보다 하루 새 22건이나 늘었다.
유충 발견 신고는 모두 서귀포시 강정 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지역에서 나왔다.
강정 정수장은 하루 수돗물 2만5000t을 생산해 서귀포시 대천동과 대륜동, 정방동, 송산동, 천지동, 효돈동, 중앙동 일부, 중문동 일부, 동홍동 일부 지역에 공급한다.
도는 환경부 역학조사반과 함께 현재 유충이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제주지역 모든 정수장을 대상으로 수돗물 유충 확산 방지 전수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도 상하수도본부는 “깔따구류 충으로 1차 통보한 사항은 현미경 분석 결과”라며 “전문가들은 인천 지역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과는 다르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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