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린카섬의 한 리조트 공사 현장에서 코모도왕도마뱀이 트럭에 맞서는 사진이 화제다. 이에 코모도왕도마뱀의 서식지 파괴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26일 비스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지난 주말 린카섬 로흐 부아야리조트 공사 현장에서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코모도왕도마뱀 한 마리가 자신의 영역을 침입하는 인간들을 막아서는 듯한 모습이다. 원본 촬영자와 사진이 찍힌 시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해당 사진은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코모도왕도마뱀의 서식지를 지켜야 한다는 운동으로 확산됐다.
현재 온라인에서는 ‘#코모도구하기’(#SaveKomodo) 해시태그 운동이 시작됐으며, 환경단체와 시민들은 리조트 개발을 취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코모도왕도마뱀은 인도네시아 남부 코모도섬과 그 인근의 섬에 서식하는 도마뱀이다. 성체는 몸길이 2.5~3m 이상, 몸무게는 최대 165kg에 이르러 전 세계에서 현존하는 도마뱀 중 가장 크다. 거대한 체구와 호전적인 성격으로 공룡에 비유되기도 하며,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취약종(vulnerable)이기도 하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린카섬의 관광 유치를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자, 이른바 ‘쥐라기 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린카섬에 있는 약 1300마리의 코모도왕도마뱀을 본격적으로 관광 산업에 활용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코모도섬 주민 2000명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고 섬을 폐쇄했다.
이에 동물보호단체들은 “당국이 린카섬 공사 지역 출입과 사진 촬영을 금지해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게 됐다”고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코모도구하기’ 운동과 관련해 BBC를 통해 “공사로 피해를 본 왕도마뱀은 없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 위랏트로 국장은 “섬내 안전 규칙 준수 여부를 감시할 인력을 파견하겠다”고 전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트위터 캡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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