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당일인 3일(현지시간) 부정선거가 의심된다는 온라인 가짜뉴스가 유권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온라인 가짜뉴스뿐만 아니라 출처를 알 수 없는 곳에서 걸려온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내용의 전화도 수백만 통 넘게 걸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소셜미디어에는 이번 대선의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는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가 사라지고 있다는 가짜뉴스가 퍼졌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표 도난을 막아라’(#StopTheSteal)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가짜뉴스를 퍼 날라 혼란이 확산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이리 카운티 투표소에서 근무한다고 주장한 한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트럼프 대통령을 찍은 100여장의 투표용지가 벌써 폐기됐다. 펜실베이니아는 파란색(미국 민주당 상징색)으로 변할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 게시물이 온라인에 퍼지자 칼 앤더슨 이리 카운티 선관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허위 정보를 올린 사람은 이리 카운티의 등록 유권자도 아니고 주민도 아니다”라며 “그 사람은 선거관리 업무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보수 매체는 필라델피아 투표소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간판을 설치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으로 오보했고, 이 소식은 트위터에서 1만 번 이상 공유됐다. 필라델피아 검찰은 관련 의혹을 조사한 결과, 선거법 위반 사실이 없었다며 “해당 보도는 고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펜실베이니아의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전자 투표기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오류를 일으켰고 유권자 투표를 방해하는 행위가 있었다는 루머도 온라인에서 확산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미연방수사국(FBI)은 ‘집 밖에 나가지 말라’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왔다는 제보에 따라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문의 전화에는 합성된 여성 목소리로 “집에 있어야 할 때다. 안전하게 집에 있어라”는 말이 녹음돼 있다.
전화에는 선거나 투표라는 단어가 언급되지 않았지만, 선거 당일에 이런 전화가 걸려왔다는 사실 자체가 의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팸 전화 방지 업체인 로보킬러 관계자는 “이런 전화가 지난 11개월간 수백만 통 이상 걸린 것으로 집계됐지만, 선거 당일 갑자기 급증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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