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21일(현지시간)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최종 승인했다. EU 27개 회원국은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EU 시민들에게 첫 번째 코로나19 백신을 가능하게 하는 결정을 했다”며 “바이오엔테크·화이자 백신에 대해 조건부 판매 승인을 내렸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모든 EU 회원국들이 동시에 같은 조건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의 최종 승인을 맡은 EU 집행위원회는 유럽의약품청(EMA)이 화이자 백신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권고한지 몇 시간 만에 결정을 마무리했다. EMA는 앞서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백신의 품질, 안전성, 효능에 관한 자료를 엄격하게 평가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조건부 판매 승인은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긴급 상황에서 일부 의약품에 대한 조기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EU 규제 체계의 일환이다. EMA는 16세 이상에 대한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백신을 공동 개발한 미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내년 백신에 관한 후속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에머 쿡 EMA 청장은 “오늘 긍정적 소식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맞서는 싸움의 진전”이라며 “면밀한 평가를 거쳐 이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EU 시민들에게 자신있게 보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EU 내 백신 접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관한 자료를 계속 수집하고 분석할 것”이라고 했다. EU 27개 회원국들은 오는 27일~29일 사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인이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배우자인 질 바이든과 함께 델라웨어 뉴어크에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일각에선 백신 음모론을 비롯해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가 남아있었다. 이에 바이든 당선인은 물론 전직 대통령들이 공개 접종을 공언했다.
검은 티셔츠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한 바이든 당선인은 왼팔에 백신을 맞았으며, 접종 직후 “2차 접종을 기다리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백신 접종을 “시작일 뿐”이라고 발언한 뒤, 향후 상당수 인구가 접종을 받을 때까지 시간이 걸리리라고 강조했다.
이 백신은 최초 접종 3주 후에 두 번째 주사를 맞아야 한다. 따라서 바이든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식 직전인 내달 11일 전후에 추가 접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 18일 백악관 옆 아이젠하워 행정동 건물에서 공개적으로 백신을 접종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도 접종을 마쳤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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