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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文대통령 ‘秋·尹 갈등’ 사과… 법치 세우는 전환점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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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2-25 22:46:44 수정 : 2020-12-25 22: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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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복귀, 검찰개혁 명분 퇴색
‘징계 재가’ 국론분열 초래 책임
내각·비서진 개편, 국정쇄신 시급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 복귀에 대해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국민들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사과 메시지를 낸 것은 지난 1월 추미애 법무장관 취임 이후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으로 인한 국론분열과 민심이반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는 두 차례의 윤 총장 직무배제 무효 결정과 조국 전 법무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 유죄 판결 등으로 검찰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윤석열 찍어내기’에 매몰된 결과 검찰개혁의 명분까지 퇴색했다. 향후 출범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한 불신도 커질 게 뻔하다.

그럼에도 여권은 반성은커녕 자기 합리화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국회 법사위 소속 위원들은 어제 회의를 열어 “중단없는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법원이 윤 총장 징계사유 중 감찰방해·판사사찰 등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고 보고, 기존 ‘권력기관 개혁 태스크포스(TF)’를 ‘검찰개혁 TF’로 전환해 검찰 비위 재발방지 제도화에 나서겠다고 했다. 당내 친문 성향 의원들은 “거대한 기득권 카르텔에 맞서는 촛불을 들어야겠다” “입법을 통해 검찰·법원이 국민에 충성하도록 만들겠다”는 극언을 쏟아냈다. 적반하장 행태나 다름없다. 여권은 법원의 윤 총장 직무 복귀 결정에 담긴 메시지를 새겨들어야 한다. 이번 사태의 시발점은 추 장관과 문 대통령이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권자는 법무장관이지만, 정직 2개월 징계를 재가한 대통령의 잘못도 적지 않다. ‘추·윤 갈등’에 침묵하면서 추 법무의 폭주를 용인한 결과로 빚어진 국론분열에 대한 정치적 책임도 감당해야 한다.

민심 이반과 지지율 하락을 일시 모면하려는 고육지책의 사과가 아니길 바란다. 문 대통령은 “법원의 판단에 유념해 검찰도 공정하고 절제된 검찰권 행사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법무부와 검찰은 안정적인 협조 관계를 통해 검찰개혁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 혼란을 초래하고 검찰 조직을 분열시킨 추 장관은 이미 개혁을 주도할 자격을 잃은 지 오래다. 인사권자로서의 사과 한마디에 그칠 게 아니라 당장 개각을 단행하고 대통령의 ‘눈귀’를 가려온 청와대 비서진을 개편해야 한다. 이를 국정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사의를 표명한 추 장관의 사표 수리와 자격 논란을 빚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가 국정운영 방향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이다. 여권은 국민 편 가르기를 조장하는 행태를 중단하고 법원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검찰 흔들기를 중단해야 한다. 어제 직무에 복귀한 윤 총장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는 법원 결정 직후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앞으로 정치적 오해를 살 만한 언행을 자제하고,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이나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등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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