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팀 외인 공격수들 안정세
매경기 살얼음판 승부 펼쳐질 듯
프로리그에서 모든 팀이 같은 꿈을 꾸는 것은 아니다. 어떤 팀들은 정상을 노리지만, 또 어떤 팀들은 미래를 준비하며 패배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2020~2021 V리그 여자부는 다르다. 모두가 ‘봄배구’라는 같은 꿈을 꾸고 있다. 총 6라운드 중 3라운드를 마치며 팀당 15~16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6개팀 전부가 3위까지 주어지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덕분이다.
일단 순위표 최상단에는 개막 10연승을 달린 흥국생명이 승점 35로 1위에 올라 있지만 2위부터는 승점차가 촘촘하다. 2위 GS칼텍스가 승점 28, 3위 IBK기업은행이 승점 24다. 여기에 4위 한국도로공사, 5위 KGC인삼공사가 승점 20을 따냈고, 최하위 현대건설조차도 17의 승점을 적립해 놨다. 6위와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3위와의 승점차가 불과 7에 불과해 2~3경기만 선전하면 하위권 팀도 언제든 포스트시즌에 나설 수 있다.
하위권 팀들이 안정된 외국인 공격수들을 갖고 있다는 점도 이들이 희망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지난 시즌 압도적인 득점 1위를 차지했던 KGC인삼공사의 디우프(28)는 올 시즌도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며 여전한 위력을 뽐내고 있다. 시즌 초반만 들쑥날쑥한 성적을 냈던 한국도로공사의 켈시(26)도 최근 경기들에서 20득점 이상을 확실히 책임지며 안정세를 찾았다. 여기에 시즌 초반 레프트와 라이트를 오가며 부침이 있었던 현대건설의 루소(30)도 라이트에 안착하며 이제는 확실한 주포 역할을 해주는 중이다. 한 해 농사의 핵심과도 같은 외국인 공격수가 탄탄히 자리 잡고 있는 데다가 승점에서도 포스트시즌 진출권과 차이가 크지 않으니 모든 팀이 시즌을 포기하지 않고 ‘봄배구’를 향해 전의를 불태운다.
이에 따라 올 시즌 V리그 여자부는 역대급으로 치열한 후반기를 보낼 수밖에 없게 됐다. 과거에는 시즌을 포기한 팀과의 경기에서 다소 힘을 빼고 경기를 치를 수 있었지만, 이번 시즌은 매 경기 살얼음판 승부가 펼쳐질 수밖에 없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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