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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향에 감칠 맛… 스테이크로 먹어도 ‘굿’ [김셰프의 낭만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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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2-06 12:00:00 수정 : 2021-02-05 2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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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비린내 거의 없어
회·구이·찜·매운탕 다양하게 요리
무염 버터에 천천히 익혀 마늘 허브 곁들이면
폼 나는 만찬 요리 탄생
예로부터 고급 생선으로 여겨진 광어는 이제 양식 활성화로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생선 중 하나가 되었다. 구이·찜·회로 다양하게 사랑받는데, 특히 다시마로 감싼 숙성 광어회의 감칠맛과 단맛은 쉽게 잊지 못할 미식이다.
광어회

# 광어 스테이크

껍질을 벗긴 광어의 하얀 속살은 향긋한 향이 난다. 바닷속에서 살아 왔다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은은한 향이다. 다른 어떤 생선회에 비교해도 지지 않는 감칠맛과 단맛이 도드라진다. 다시마로 감싼 숙성 회는 부드럽고 입에 착 감기며 활어회는 쫄깃쫄깃해 씹는 맛이 참 좋다. 회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광어회는 추천해 줄 만하다. 바다 하면 떠오르는 비린 맛이 다른 생선회보다 적기 때문이다. 호텔 연회장에서 근무할 때, 소 안심 스테이크를 먹지 않는 손님에게는 광어 필렛구이가 나갔다. 고가의 재료인 소 안심과 대적할 생선요리가 광어라니. 이처럼 회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는 광어는 스테이크로도 멋진 대우를 받고 있는 생선이다.

나는 회를 좋아하지 않아 횟집에서의 회식은 늘 곤욕이었다. 그 맛 좋다는 생선회보다는 반찬거리에 더 손이 많이 갔을 정도다. 그래도 술이 얼큰하게 올라올 때쯤 차려지는 마지막 매운탕은, 한 줄기 찬란한 빛처럼 내려오는 희망이었다. 광어 뼈에 붙어있는 부드러운 잔살을 발라 먹을 때면 광어의 단맛을 이해하기에 충분했다.

광어는 스테이크로 먹기에 꽤 괜찮은 생선이다. 구웠을 때에 잡맛이 덜하고 육질이 크고 단단한 편이다. 두꺼운 광어의 살을 무염 버터에 천천히 익혀 약간의 마늘, 허브를 곁들이면 그동안 먹어 온 생선구이와 또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숯에 구운 광어 또한 별미인데 석쇠에 올려 앞뒤로 생선을 노릇하게 구우면 은은한 불향과 바삭 한 껍질을 함께 맛 볼 수가 있다. 다른 양념은 필요 없고 약간의 굵은 소금만 있으면 된다. 내가 선호하는 조리법은 허브를 듬뿍 넣은 버터에 데치듯 익히는 방법이다. 약간의 간을 한 광어 살을 허브향이 나는 버터에 천천히 익혀준다. 촉촉한 육질과 은은하게 올라오는 허브 향이 가득한 광어에 버터와 레몬으로 만든 소스를 얹어 먹으면 화이트 와인 한 병 정도는 어떻게 마셨는지 모를 정도의 멋진 요리가 된다.

구운 광어살을 올린 매콤한 파스타

# 광어와 도다리

광어는 가자미목 넙치과의 한 종류이다. 흔히 넙치라고 한다면 우리가 아는 광어라고 보면 된다. 사실 광어가 사투리이고 넙치가 표준어인데, 우리에게는 광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요리 계통에서는 이런 가자미목 종류들을 보통 ‘플랫 피시(Flat fish)’ 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말 그대로 눌려 있는 모양의 생선들을 이야기한다. 고등어나 참치 같은 것들은 ‘라운드 피시(Round fish)’ 라고 한다.

광어가 속해있는 가자미목은 가장 종류가 많은 어류 중에 하나이다. 우리나라 연안에만 하더라도 서대류 넙치류를 제외하고도 30여 종이나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자미는 가자미목에 속하는 넙치류·서대류·가자미류 등을 모두 포함하며, 넙치·도다리·서대 같은 이름이 확실한 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자미로 총칭한다. 성어 가자미는 한쪽에 눈이 몰려 있지만 재미있는 점은 가자미류도 치어일 때에는 일반 고기와 같이 양쪽에 눈이 있다. 성어가 되어가며 눈이 한쪽으로 접근해 오며 바닥으로 눕게 되고 몸 빛깔도 좌우가 달라진다.

가자미목과의 대표적인 주인공이 광어와 도다리인데, 구분하는 방법은 참 쉽다. 생선의 배를 아래로 향했을 때 눈이 왼쪽이면 광어, 오른쪽이면 도다리이다. 그래서 ‘좌광우도’ 라는 말도 있다.

배추로 감싼 광어찜

# 담백한 겨울 광어

산란기 전 영양분을 비축한 살이 오른 겨울 광어는 그 맛이 특히 더 담백하다. 봄이 오고 산란기가 지난 광어는 영양분이 빠져나가 맛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이는 자연산 광어의 이야기다. 최근에는 양식 기술의 발달로 언제든지 신선한 광어회를 즐길 수 있다. 광어 양식의 성공은 서민들에게도 광어를 언제든지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예전 자연산 광어는 굉장히 귀한 대접을 받았다. 경찰에 잡힌 간첩이 신문 도중 광어회 한 접시를 요구하자 근처에서 바로 준비해 오는 모습을 보고 대한민국이 잘사는구나라는 걸 알고 체념했다는 일화가 있을 만큼 광어는 구하기 어려운 고급 생선 중에 하나였다. 자연산과 양식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배의 색깔을 보면 된다. 자연산 광어는 바닷속 바닥을 기어 다니며 먹이를 찾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배에 얼룩이 없고 흰 반면에 양식 광어는 배 부분이 희지 않고 황갈색으로 얼룩져 있다.

오스테리아 주연 김동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

■레몬 버터 소스를 곁들인 광어구이 만들기

 

<재료>

 

광어구이 : 필렛 150g ,바질 조금, 딜 조금, 마늘 2톨, 무염 버터 80g

 

레몬 버터소스 : 화이트와인 100mL, 다진 양파 30g, 버터 50g 생크림 50mL, 소금 조금, 통후추 조금, 레몬즙 10ml

 

<광어구이>

 

① 광어는 굽기 직전 소금 간을 한다. ② 팬에 버터를 두르고 저민 마늘 허브를 넣어 향을 내준다. ③ 광어를 넣고 버터를 끼얹져 가며 약한 불에서 천천히 익힌다.

 

<레몬 버터소스>

 

① 냄비에 화이트와인을 넣어 준 후 양파, 통후추, 소금을 넣고 끓여 자작할 정도로 졸여준다. ② 생크림을 넣어 준 후 끓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버터를 넣고 저어가며 농도를 맞추어 준다. ③ 레몬즙을 넣어 산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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