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이후 처음으로 오는 28일(현지시간) 공식 행사에서 연설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5일부터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서 연설한다고 이 회의 주최 측이 20일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미래와 보수 운동’에 관해 연설할 예정이고, 이 자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 등을 신랄하게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 등 미국의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CPAC 행사가 전통적으로 공화당 차기 대선 예비 주자들의 데뷔 무대로 활용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미 공화당은 로널드 레이전 전 대통령이 지난 1974년에 CPAC 행사에서 대선 출사표를 던진 이래 역대 대선 주자들이 모두 이 무대를 활용해왔다고 의회 전문지 더 힐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2024년 대선 재출마를 공식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그렇지만 트럼프는 최근 측근들에게 자신이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폴리티코 보도했다. 트럼프는 2022년 중간 선거에 나서는 공화당의 상·하 의원과 주지사 후보들을 대상으로 지지 후보를 선별하는 작업에 곧 착수할 것이라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 불복 투쟁과 의회의 탄핵 심판 과정에서 자신에게 등을 돌린 공화당 의원들과 주지사들을 공화당 예비 선거에서 떨어뜨리고, 그 자리에 자신을 지지하는 정치인들을 채워 넣으려고 ‘살생부’를 만들고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이번 CPAC 행사에서는 차기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공화당 인사들이 앞다퉈 연설할 예정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 테드 크루즈 (텍사스), 릭 스콧 (플로리다), 톰 코튼 (아칸소), 조시 하울리(미주리),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다) 상원의원과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한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공화당의 차기 대선 예비주자 중 상당수가 대선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주요 인사들의 정치 자금 모금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석할 것이라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트럼프는 현재 자신을 지원하는 ‘세이브 아메리카’ 슈퍼팩에 3100만 달러(약 343억 원)의 ‘실탄’을 확보해 놓고 있어 이를 활용해 내달부터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