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6일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부산 방문과 관련해 “대통령의 관건 선거와 선거 개입을 좌시하지 않고 단호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선거운동본부 역할에만 충실한 것은 이미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선거중립에 대한 최소한의 의지도 내팽개친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소속 장관과 당 대표가 총집합해 (보궐선거가 치러질) 지역을 방문해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약속한 것은 관건 선거의 끝판왕”이라며 “청와대 하명수사로 지난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하고 드루킹(을 동원해 2017년) 대선에서 공작한 정권다운 태도”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더구나 어제는 (해당 의혹의) 당사자인 송철호 울산시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까지 (문 대통령 행사에) 동행한 참으로 볼 만한 자리였다”며 “국민의힘은 결코 대통령의 선거개입을 좌시하지 않고 법적조치를 취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을 비롯한 당정청 등 국가공무의 핵심들이 부산에 가서 대놓고 표를 구걸하는 모습에 아연할 수밖에 없다. 요란한 선거법 위반으로 보인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공직선거법의 최후의 보루로서 정부여당의 어제 부산행과 갖가지 매표행위에 확실한 경고의 메시지를 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대변인은 “행안부의 ‘공직선거법에 따른 공무원이 지켜야 할 행위 기준’(2012년 10월) 책자에 따르면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 위반을 ‘대통령의 탄핵사유’로 명기했다”며 “(그런데도)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를 관리감독을 해야 할 행안부 장관까지 ‘부산 퍼레이드’에 동참한 것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고발 여부를 논의하고, 자당 행정안전위원회 위원들의 검토를 거쳐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배 대변인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부산 행보가 선거법 위반이라는 데 공감대가 있다”며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추진 결과를 봤을 때 이후 역풍이 불고 지지층 결집효과가 일어난 측면이 있어 현직 대통령에 대한 고발은 조심스럽고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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