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온라인 강의 링크가 유출돼 외부인이 온라인 수업 대화창에 음란 사진을 공유하고 욕설을 도배하는 일이 발생했다.
23일 세종대학교에 따르면 전날 오전 세종대 철학과 온라인 수업 도중 외부인이 수업 링크에 접속, 30분에 걸쳐 대화창에 욕설과 혐오표현을 올렸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외부인은 음란 사진 등을 수업자료로 화면에 공유해 교수와 학생들이 모두 볼 수 있도록 노출시키고 ‘일베(일간베스트사이트)’ 용어들을 대화창에 반복적으로 올리기도 했다. 이를 말리는 교수에게는 ‘X페미 교수’, ‘난 촉법소년이라 법정대응 안 통한다’, ‘음란 사진을 뿌리겠다’는 등 비난과 협박을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강의를 듣는 학생 40여명은 외부인의 만행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수십분에 걸쳐 수업을 방해받아야 했다.
강의를 진행한 윤지선 교수는 “학생 등 수업 관계자만 알 수 있는 온라인 수업 링크를 누군가 외부로 유출한 것 같다”며 “외부인이 수업 영상이나 학생들 화면을 녹화·캡처해 외부로 유출하거나 악용할 가능성도 있어 학생들에게 안전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얼굴을 가리라고 공지했다”고 말했다. 또 “올린 글의 내용 등을 봤을 때 여성혐오주의자의 소행으로 보이는데 이 같은 온라인상의 혐오 공격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저지하고 대처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재나 조치가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세종대는 이번 사건을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세종대 관계자는 “증거자료를 모아 빠른 시일 내에 광진경찰서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17일에도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다. 4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온라인 실시간 수업창에 외부인이 접속해 대화창에 욕설과 일베 용어를 올린 것이다. 그는 교사 얼굴 화면을 캡처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포하기도 해 지역 교육지원청이 해당 학교에 경찰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박지원·이종민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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