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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10년 정치인생에 최대위기… ‘아름다운 승복’으로 미래 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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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3-23 17:54:39 수정 : 2021-03-23 17: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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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정계 입문… 단일화서 잇단 좌절
제3지대 내세워 범야 표심잡기 나섰지만
지난 대선 패배 이어 진로 놓고 기로에 서
보선 기여·野 재편과정 역할 운명 좌우
안철수 “야권 승리 위해 열심히 돕겠다”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결과 발표 관련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결국 야권 단일화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안 후보는 지난 대선 패배에 이어 23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의 경선에서도 패하면서 정치인생 최대 위기에 몰리게 됐다. 다만 ‘아름다운 승복’의 모습을 보인 안 후보가 이번 보선을 거쳐 야권 재편 과정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치적 운명이 판가름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후보와 안 후보 측은 이날 공직선거법에 따라 정확한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안 후보는 총 4차례 조사에서 모두 패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당초 자신이 주장했던 후보 ‘경쟁력’ 조사 두 차례를 비롯해 ‘적합도’ 조사 두 차례에서도 모두 오 후보에게 뒤진 것으로 전해져 쓰라린 패배를 안게 됐다.

안 후보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국면에서 당시 박원순 후보와 ‘아름다운 단일화’로 주목받으며 정계에 등장했다. 그러나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결렬, 새정치민주연합·국민의당 창당·탈당 과정 등에서 잡음을 일으킨 뒤 뚜렷한 정치적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

2011년 8월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의 한 식당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당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 대학원장 모습.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던 그는 이번에도 스스로를 ‘제3지대’로 규정하며 범야권 표심잡기에 나섰지만 자신이 비판해온 거대 양당과의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범야권 연대 파트너인 오 후보를 향한 지나친 네거티브 공세, 1500억원대 자산을 보유했음에도 자신을 무주택자로 소개한 점 등은 여론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이밖에 오 후보의 막판 지지율 상승 추이에도 단일화 협상 합의를 빠른 시일 내에 이뤄내지 못했던 점도 전략적 패배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안 후보가 단일화 결과에 깔끔하게 승복했다는 점에선 보선 이후 역할론에 대한 여지가 남아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세훈 후보께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해주시면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이제 서울시장 선거 승리에 집중해야 된다. 그다음은 대선을 위해 범야권 대통합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시장 선거대책본부에 오세훈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모셔올 수 있을 것”이라며 화답했다. 안 후보가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지지를 그간 꾸준히 밝혀온 점에서도 추후 힘을 보탤 가능성이 있다. 안 후보는 윤 총장과의 연대 의사에 대해 “제가 도와드릴 부분이 있으면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범야권 단일화 후보로 확정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안 후보가 내세웠던 ‘보선 이후 국민의힘과 합당’ 제안도 여전히 유효하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안 후보가) 자기 선거를 뛰는 것처럼 진정성을 보여주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마음을 열 것”이라며 “(보선까지) 앞으로 보름 동안이 안철수 후보의 향후 정치적인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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