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황의조·황희찬 합류 불발
플레이메이커 윤빛가람도 낙마
20대 초반 선수로 전력 공백 메워
23명 엔트리 중 무려 8명 선발돼
해외파 이강인·정우영 관심 집중
이동준·원두재·이동경도 기대감
2021년의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은 ‘공격의 팀’이다. 세계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한 손흥민(29·토트넘)과 올 시즌 프랑스 리그앙에서 득점포를 달구고 있는 황의조(29·보르도), 분데스리가 강호 라이프치히의 황희찬(25)이 버티고 있는 공격라인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 중위권 국가들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다. 물론,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나 오는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릴 10년 만의 한·일 평가전에서는 이 공격라인을 만날 수 없다. 손흥민이 지난 15일 아스널과의 리그 경기에서 당한 햄스트링 부상으로 3월 A매치 소집에서 제외됐고, 황의조와 황희찬도 프랑스와 독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수칙에 따라 경기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이뿐 아니다. 2선에서 공격라인에 질 좋은 패스를 뿌려줄 K리그 최고 플레이메이커 윤빛가람(31·울산)도 낙마하며 대표팀은 이번 한일전을 앞쪽이 뻥 뚫린 채로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강점을 잃은 채 경기에 나서게 된 셈. 반면, 일본은 올 시즌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29),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센터백 듀오 요시다 마야(33·삼프도리아), 도미야스 다케히로(23·볼로냐) 등으로 강점인 탄탄한 수비라인을 세운 뒤, EPL 사우스햄턴의 공격수 미나미노 다쿠미(26)까지 앞세운다. 여기에 홈그라운드의 이점까지 내줬으니 한국에게는 어려운 경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이 어려움을 극복해낼 한국의 카드가 바로 20대 초반의 ‘젊은 피’들이다. 파울로 벤투 대표팀 감독은 이번 평가전에서 최상의 전력을 꾸릴 수 없게 되자 공백을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로 메웠다.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전력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음에도 23명 엔트리 중 무려 8명의 선수가 올림픽대표팀에 해당되는 24세 이하에서 선발됐다.
이는 24세 이하 모든 선수들이 현재 자신의 리그에서 최상급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덕분이다. 이 중 특히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는 이강인(20·발렌시아). 올 시즌 어수선한 팀 상황 속에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자신의 잠재력만큼은 유감없이 보여주며 이탈리아, 프랑스리그 여러 강호팀들로의 이적설이 지속해서 나오는 중이다. 전 시즌은 출장이 뜸했던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의 정우영(22)도 올 시즌은 특유의 스피드를 앞세워 활약하며 성인 무대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이번 평가전을 통해 국가대표팀에 데뷔하는 그는 24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강인이와는 어릴 때부터 같이 뛰었을 때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었고, 호흡이 좋았다”면서 “이번에도 같이 뛴다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기대대로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정우영이 돌진하는 그림이 연출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울산의 이동준과 원두재, 이동경(이상 24)도 이번 경기의 핵심으로 활약할 젊은 자원이다. 특히, 이동준은 2월말 개막한 2021 K리그에서 벌써부터 최고 선수로 손꼽히고 있다. 원두재도 우승 후보 울산 현대의 중원을 탄탄하게 지키며 좋은 컨디션을 뽐내는 중이다. 윤빛가람을 대신해 대체선발된 이동경도 특유의 침투 능력을 경기에서 충분히 발휘할 만한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올 시즌 명문 FC서울 부활에 큰 역할을 해내고 있는 공격수 조영욱(22)과 측면 수비수 윤종규(23)도 언제든 투입돼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들이다. 대체선수로 막판에 합류한 이진현(24·포항)도 중원에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해 벤치에서 대기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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