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체를 통해 가장 많이 접하는 선행 중 하나가 '기부'이다. 기부활동은 '자의적인 남을 돕는다'는 점에서 자원봉사와 함께 대표적인 선행으로 꼽히지만 '나와는 다른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는 활동 중 하나이다. 이러한 가운데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서 한 학부생이 학교명의로 직접 기부활동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코로나 블루로 우울한 시기에 선한 영향력을 행한 청강대 애니메이션스쿨 김기현 학생(20학번)을 만나보았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애니메이션스쿨 20학번 김기현입니다. 현재는 휴학하고 평소 하고 싶던 공부를 하는 중입니다.
Q. 이번에 후원을 진행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부터 '후원을 하자'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학기가 끝난 후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열심히 노력해서 온 학교인데 기대했던 학교생활을 다 하지 못하고 학기를 끝내는 것 같아 제 자신이 불행하게 여겨지더라고요. 그러다 평소처럼 유튜브를 보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서 소외받는 사회적 약자들이 더욱 힘들어한다는 소식을 보고 제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야 의지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는 입장인데, 저보다 더 힘드신 분들을 보고 스스로 불행하다 생각한게 조금 부끄러웠어요. 그래서 부족한 저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고 여러 재단, 기관에 연락해보게 되었습니다.
Q. 기부는 어떤 곳으로 하셨나요?
제가 기부를 진행한 단체는 총 3곳입니다. ▲하트하트 재단(100만원 후원) ▲애민보육원 (곰인형 20개+KF94마스크 400개 가량) ▲마리아의집 (미혼모 보호 센터) (곰인형20개+KF94마스크 600개 가량)에 기부했는데, 하트하트 재단은 소외아동, 장애아동, 다양한 사회적 약자 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발달장애인 분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창단하는등의 사례를 보고 알게됐습니다. 후원을 하기 위해 상담하는 동안 제가 생각하는 소외아동과 미혼모를 대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친절하게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애민보육원과 마리아의집은 제가 사는 지역의 아동 보육원과 미혼모보호센터의 이름이에요. 갑작스럽게 후원관련 연락을 드려 당황스러우실법도 한데 친절히 응답해주시고 후원 당일 날에도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Q. 기부자명을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대학 명의로 정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처음엔 익명으로 후원을 진행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저처럼 힘드신 재학생 분들도 계실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소소하게라도 흐뭇한 소식을 알리고 싶어 교수님과 상의 후 학교명의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Q. 기부에 관한 본인의 생각과 하고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후원 당일에 친구랑 인형전달을 마치고 밥먹으면서 얘기했던 게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였어요. 저도 친구도 '기부'라고 하면 뭔가 부유한 사람들이 하는 것 같고 절차도 복잡할 것 같았는데, 그런게 아니었던 거죠. 저처럼 기부에 대해 '어려울 것 같다'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마음먹고 행동으로 옮길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의도와 동기가 무엇이던 결국 누군가에게 도움을 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치있는 활동이라 생각해요.
Q. 앞으로 꿈이 있다면?
지금 당장은 무엇이 될지 무엇을 하고싶은지 확실하지 않은 것 같아요. 다만 이번에 여러 재단, 기관에 연락하면서 목적성을 가지고 사는 삶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내리는 결정에 후회가 남지않는 삶을 살고 싶어요.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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