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尹, 5월 중순 의사표시”
야권선 김동연·최재형 등 대안 거론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 구성이 2일 마무리되면서 여권의 대선 레이스에 시동이 걸렸다. 대권 잠룡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계파별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야권에서도 유승민 전 의원 등 기존 주자들이 기지개를 켜는 가운데 잠행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여당의 대권 시간표가 더 빠르다. 당내 예비경선이 시작되는 6월 말 이전까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빅3’의 출마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두를 달리는 이 지사는 예비경선에 임박해서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정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그간 민주당 내 이재명계 의원들의 세력 확산과 결집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계 좌장격인 4선 정성호 의원과 김영진·김병욱 의원 등은 이달 말 가칭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 포럼’을 발족한다. 본격적인 세력화 신호탄인 셈이다. 5선 정책통인 조정식 의원과 4선 노웅래 의원도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욱 의원은 금융소외계층에 저이율 장기대출을 제공하는 이 지사의 ‘기본대출’ 구상 관련 법안도 준비 중이다.
이 전 대표 측은 6월 초 출마선언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번 주 안에 핵심 참모 회의를 열고 대선 로드맵과 시간표를 짤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NY(낙연)노믹스, 신복지 등 ‘이낙연표 정책’으로 차별화에 나설 전망이다.
정 전 총리도 민주당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이번 주부터 본격 행보에 나선다. 3일 첫 참모 회의를 열고 활동 로드맵을 짤 예정이다. 5월 중순쯤 출사표를 던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찌감치 대권도전 의사를 밝힌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오는 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다. 이광재 의원은 5월 중 출사표를 낼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대선 도전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야권은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6월 초로 예정되면서 주자들의 행보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무엇보다 지지율 1위인 윤 전 총장의 정계 진출 시기가 초미의 관심사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에 나와 “(주변의 조언을 ) 정리할 시간도 필요할 것이고 자기가 확신이 서면 5월 중순 정도 의사표시를 하지 않을까”라며 윤 전 총장의 정치적 결단이 임박했다고 관측했다.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이 무산될 때에 대비한 ‘플랜B’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상상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플랜B니 그런 얘기를 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4·7 재보선 결과를 보면 정권교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야권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최재형 감사원장, 국민의힘 김세연 전 의원 등을 대안 후보로 거론한다. 윤 전 총장 처가와 관련한 검증도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선에 임박해 치명적인 결격 사유가 드러나면 회복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유 전 의원은 지난달 30일 대구를 방문한 데 이어 여권 선두주자인 이 지사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을 공격하며 대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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