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이 미얀마 군부에 기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백신을 향한 현지 반발이 거센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이 제공한 코로나19 백신 50만회분량이 지난 2일 미얀마 양곤 국제공항에 내려졌다.
미얀마군은 이 백신을 전국 병원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관은 백신 도착 당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중국은 올해초 미얀마에 백신 기증을 약속했다”며 “이번 전달은 양국간의 형제애를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중국의 백신 기증을 보는 미얀마인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중국은 지난 2월 발생한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내정’이라는 입장과 함께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막는데, ‘중국이 군부를 지원한다’는 거센 비난과 함께 반(反)중정서가 미얀마인들 사이에 급격히 확산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미얀마 군부에 저항하는 이들은 중국 대사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백신을 맞느니 차라리 코로나19에 감염되어서 죽겠다” 등의 반응을 보인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당초 64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했지만, 군부 저항 차원에서 의료진이 파업에 나서는 등 대상자들이 접종에 응하지 않자 지난 3월말부터는 18세 이상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미얀마 군부가 통제하는 MRTV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달 23일까지 150만명이 백신 1차 접종을 마쳤고, 이중 31만2000여명이 2차 접종을 완료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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