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두 자리를 차지한 벤츠 차주를 응징한다며 보복 주차를 했다는 누리꾼이 결국 사과했다. 벤츠 차주 측이 이미 한 달 전 마무리된 사건을 악의적으로 조작해 온라인상에 퍼뜨렸다고 주장한 가운데, 이 누리꾼은 벤츠 차주의 고통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글을 올린 지 일주일 만에 고개를 숙였다.
지난 7일 자동차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벤츠 보복 주차 공식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제 오해에서 비롯된 ‘거짓 글’로 인해 차주가 큰 피해를 보고 있어 사실을 정확히 알리고 차주에게 사과를 전하기 위해 글을 쓴다”며 글을 시작했다.
A씨는 “당시 입구 앞에 벤츠 차량이 (2면) 주차된 걸 보고 ‘참교육을 해야겠다’는 잘못된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며 “주차장에 다른 주차 공간이 있었음에도 벤츠에 최대한 차를 붙여 주차하는 등 굳이 보복 주차를 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해당 주차장에 해당 벤츠 옆자리 외에 주차 자리가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차주에게 연락한 후 얼굴을 보기 위해 기다렸다는 A씨는 “벤츠 차주가 나오자마자 ‘방송 중이어서 연락 확인을 못 했다’고 충분한 사과를 했지만, 골탕 먹일 생각에 한두 시간가량 일부러 차를 빼주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이후 A씨는 차를 빼는 과정에서 벤츠 차량을 긁었다고 했다.
그는 당황해 ‘보험 처리를 하라’면서 현장을 빠져나왔다면서 “(벤츠) 수리비가 걱정돼 차주 남편에게 연락을 취해 사정을 말하자 감사하게도 견적액의 절반 가격으로 수리해줬고 렌트비 또한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는 “사건이 종료된 뒤 시간(한 달가량)이 지나면서 금전적으로 손해 본 것에 불만도 있고, 보복 주차 글을 올리면 관심도 끌겠다 싶어 글을 쓰게 됐다”고 보배드림에 벤츠 차주 고발 글을 올리게 된 이유를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 글로 인해 차주가 공격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기에 자극적으로 보이고자 거짓을 섞고 과장해 글을 썼다”고 했다.
A씨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두 번 다시 거짓말과 왜곡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큰 반성을 하고 있다”고 거듭 사과하며 글을 마쳤다.
A씨는 지난 1일 보배드림에 ‘벤츠 두 자리 주차 보복주차했다’라는 글과 사진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그는 주차장에서 두 칸을 차지한 흰색 벤츠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딱 달라 붙여 주차한 뒤, 자신의 차 바퀴를 벤츠 쪽으로 틀어놓는 등 보복·응징 주차를 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벤츠 차주 B씨는 다음날인 2일 해명에 나섰다.
B씨는 “주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점은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다만 일부러 그런 아니다”라면서 자신을 “현재 임신 10주차 임신부”라고 소개했다.
그는 “당일 컨디션이 너무 안 좋고 비가 오다 보니 약속된 방송 시간보다 조금 늦었다. 급한 마음에 주차하고 급하게 방송에 가느라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매번 이렇게 주차한 게 아니다. 처음으로 있었던 일”이라며 사과했다.
다만 그는 사건 당시 다른 주차 자리가 없었다고 주장한 A씨 주장에 대해 “주말에는 방송 직원만 출근하기 때문에 자리가 매우 많다. 저로서는 빈자리도 많은데 왜 이러셨을까 당황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A씨는 2시간 후 차를 빼줬고, 이 과정에서 글쓴이가 벤츠 차량을 긁어 B씨에게 수리 비용으로 150만원을 줘야 했다고 한다.
B씨는 “제가 잘못한 부분도 있으니 차량 렌트도 하지 않았고, 글쓴이 요구대로 보험 처리 없이 배상받았다”면서 “한 달여 지난 지금 갑자기 왜 이런 고통을 주는지 모르겠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갈무리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