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구매 때 허용 가능성 100%”
비트코인 상승… 4500만원 넘어서
해외거래소 계좌도 신고제 적용
당국, 국내거래소 20곳과 간담회
가상화폐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며 다소 잠잠하던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또다시 움직이면서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통한 테슬라 전기차 구매를 다시 허용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버밍엄메일은 머스크가 최근 잭 도시 트위터 CEO 등 가상화폐 전문가들을 만난 뒤 테슬라 자동차 구매에 비트코인 결제를 다시 허용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2월 초 15억달러어치 비트코인 매입을 발표했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은 폭등했고, 머스크는 가상화폐 시장의 ‘빅 마우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머스크는 지난 5월12일 비트코인 채굴 시 전기를 너무 많이 사용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비트코인을 통한 테슬라 자동차 구매를 돌연 취소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4월 중순 한때 6만4000달러를 넘겼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급락했고, 현재 4만달러 선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도시 등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채굴이 새로운 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머스크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밍엄메일의 소식통은 “머스크가 테슬라 차의 비트코인 결제를 다시 허용할 가능성은 100%다. 머스크는 현재 발표시점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다시 오르는 분위기다. 3일 오후 3시(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5.20% 오른 3만8764달러에 거래됐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오후 3시에 4520만원에 거래되며 4500만원의 벽을 넘어섰다.
스스로를 ‘도지파더’라 칭할 정도로 도지코인에 애정을 보인 머스크는 최근 하락세를 보이던 도지코인을 트위터로 언급하며 다시 가격을 올려놨다. 머스크는 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 폭풍이 기존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덮치는 그림을 게시했다.
머스크가 오랜만에 도지코인 관련 게시물을 트위터에 올린 것은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전문투자자용 거래 플랫폼인 ‘코인베이스 프로’에서 도지코인 거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 소식에 도지코인도 급등했다. 도지코인은 3일 오후 3시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0.4335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6.45%나 올랐다. 업비트에서도 502원에 거래됐다.
한편, 국세청은 내년부터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 개설한 계좌에도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를 적용한다고 안내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는 국내 거주자 또는 내국 법인이 ‘해외금융회사 등’에 보유한 계좌들의 잔액을 합친 금액이 1년간 매월 말일 중 어느 하루라도 5억원을 초과하면 이를 관할 세무서장에게 이듬해 6월에 신고하는 제도다.
해외금융계좌는 예·적금,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 보험상품 등의 모든 상품을 아우르는데 내년부터는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 개설한 계좌도 포함된다. 다만 국내 증권사 계좌를 통해 해외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는 해외금융계좌 신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취득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0곳을 대상으로 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가상자산 사업자 관리·감독의 주무부처로 지정된 금융위가 지난달 말 발표된 ‘가상자산 거래 관리방안’에 따라 사업자들에게 신고를 유도하고 정부 입장과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설명하는 등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열렸다.
남정훈·김준영 기자, 세종=박영준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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