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항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이선호씨의 장례가 사망 59일 만에 치러진다.
고 이선호씨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오는 19일 경기 평택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서 이씨의 장례를 시민장으로 치른다고 17일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유족 측은 원청업체인 동방과 전날 장례 절차 등을 합의했다. 앞서 유족 측은 이씨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의 사과, 사고 재발방지 대책이 나오기 전에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며 장례 절차를 거부했다. 동방 측은 유족과의 합의를 통해 재발방지를 위한 안전대책 32가지를 시행하고, 이씨의 죽음이 전적으로 회사 책임이라는 내용의 사과문도 발표하기로 했다.
대학생이던 이씨는 지난 4월22일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평택항 부두 화물 컨테이너 날개 아래에서 나뭇조각 등을 치우는 작업을 하다가 300㎏에 달하는 날개에 깔려 숨졌다. 고인의 죽음과 관련한 정부 조사에서 현장에는 컨테이너 고정핀 장착 등의 조치가 미비하고, 적절한 신소 등의 안내가 미흡하는 등 안전 관리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이씨의 빈소를 찾아 “국가시설 안에서 일어난 사고임에도 사전 안전관리 뿐 아니라 사후 조치에 미흡한 점이 많았다. 노동자들이 안전에 대한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이씨의 아버지인 이재훈씨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아들의 49재에서 “신문기사를 보면 말도 안 되는 사건·사고로 젊은이들이 유명을 달리한다”며 “우리 아이의 죽음이 중대재해법을 올바르게 잡는 초석이 된다면 저 스스로 위안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이씨의 장례는 19일 오전 10시 평택 안중백병원장례식장에서 시민장으로 치러진다. 이에 앞서 18일 오후 7시 평택역 앞 광장에서는 이씨를 추모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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