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KF-21)를 제작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북한으로 추정되는 세력으로부터 해킹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KAI는 30일 오전 입장자료에서 “해킹이 의심되는 사항에 대해 지난 28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면서 “이번 일로 말미암아 국민들께 우려를 안겨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향후 보안 강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해킹의 주체와 이에 따른 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올해 두 차례 해킹으로 다량의 문서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해커는 KAI의 내부시스템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도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의 답변 요구에 해킹 피해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 의원은 “KAI가 해킹당했다면 최신 국산 전투기인 KF-21의 설계도면이 탈취됐을 수도 있다”며 “KAI 해킹은 지난 5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동일범인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 조직인 ‘킴수키’(kimsuky)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 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방사청이 구체적 사항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일각에서는 KF-21을 비롯해 차기 군단급 무인기, 전자전 장비 등 KAI에서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다수의 무기체계 관련 자료가 유출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KAI가 제작 중인 KF-21은 노후 전투기인 F-4와 F-5를 대체하는 전투기다. 지난 4월 시제 1호기가 출고됐다. 군은 2032년까지 KF-21 120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정부 소식통은 “KF-21 보라매 전투기를 비롯해 무인기나 경공격기, 전자전, 레이더 관련 자료가 다수 유출된 정황이 확인됐다”면서 “만약 해외 유명 방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개발 중인 장비의 기술들이 유출됐다면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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