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제기한 '통일부 폐지론'에 대해 여권이 강력히 반발하는 가운데 당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는 4선의 권영세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서 “국정은 수학이 아니다. 쓸데없이 반통일세력의 오명을 뒤집어쓸 필요 없다”며 “통일부는 존치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명박 정부 초기 일부 인사가 통일부 업무를 ‘인수분해’ 해보니 각부처에 다 나눠줄 수 있고, 따라서 통일부 폐지가 마땅하다고 말해서 경악했는데 다시 통일부 무용론이 나오니 당혹스럽다”고 했다.
이어 “이 정부 통일부가 한심한 일만 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없애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가 집권해서 제대로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검찰이 마음에 안 든다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관 완전 박탈)하는 저들을 따라 해서야 되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지향하지만 지금 우리의 통일부가 할 일은 당장 통일을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 분단을 극복하는 과정 중에서 남북한 간 교류 협력을 담당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전날에도 “통일부는 존치되어야 하고, 이 대표도 언행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이 대표의 ‘역사관’ 지적하며 공세에 가세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저도 남북관계 개선의 성과를 만들기 위해 통일부 장관의 일을 더 열심히 하겠지만, 이 대표도 통일부를 폐지하라는 부족한 역사의식과 사회인식에 대한 과시를 멈추기 바란다”며 “3·8 여성의날에 통일부 여성들과 꽃을 나눈 것이 재미 없다는 건지 무의미하다는 건지 여전히 이 대표의 젠더 감수성은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슈를 이슈로 덮으려는 수가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실이 사라지진 않는다”면서 이 대표의 통일부 폐지론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한 의혹을 덮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통일부 있다고 통일이 오냐’는 이 대표의 용감한 무지”라며 “박근혜씨의 ‘해경 해체’ 정신이 국민의힘 모토라는 사실, 이준석 정치는 분열과 포퓰리즘이 원동력이란 사실만은 확시리 인증했다”고 비판했다.
전용기 의원은 “서독이 ‘내독관계부’를 설치해 통일에 대응했다는 진실은 어디 갔나”라며 “이 대표의 말씀은 지독한 이해 부족인데다 남북관계의 역사를 모르는 인상 비평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