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정부, 34개주 중 31곳 야간 통금
美, 탈레반 공습… 바이든, 긴급지원 승인
아프가니스탄 보안군이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과의 싸움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현지 민병대가 전면에 나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미국은 공습으로 측면 지원을 하면서도 탈레반을 막는 건 보안군이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아프간 제2 도시인 남부 칸다하르에선 현지 민병대와 경찰이 탈레반과 전투를 벌이며 자살폭탄 테러를 저지하고 있다. 탈레반은 근거지였던 이곳 탈환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한 주민은 “탈레반이 칸다하르를 벗어나는 모든 주요 도로를 장악했다”며 “군은 탈레반에 무기와 탄약, 야간투시경까지 넘기곤 싸우지 않는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또 “경찰이 싸우는 건 그들이 지역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빠져나갈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아프간 정부는 미국에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탈레반 활동 제한을 위해 전날 전국 34개주 중 31개주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통금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다.
미국은 칸다하르를 포함한 탈레반 진지에 무인기(드론) 공격을 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아프간 주둔 미군 철군 시한인 다음달 31일까지 공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난민을 위한 긴급 자금 1억달러(약 1151억5000만원) 지원을 승인했다. 다만 미 정부는 탈레반이 아프간 영토 절반 이상을 장악한 현 상황에서도 아프간군의 능력을 신뢰한다는 입장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기자들에게 “보안군이 먼저 해야 할 일은 탈레반 진격을 늦추는 것”이라며 “아프간인들이 진전을 이룰 능력과 역량이 있다고 믿지만 어떻게 될지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프간 인접국인 중국과 파키스탄은 아프간의 안보 상황 악화로 인한 파급효과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에 책임 이행을 촉구하는 등 공동 행동을 취하기로 했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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