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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되면 지구 뜰 것" 이준석 과거 영상 논란… 과열되는 '집안싸움'

, 대선

입력 : 2021-08-12 21:00:00 수정 : 2021-08-12 18: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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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尹 진영선 ‘특정 후보 밀어주기’ 의심 목소리
尹, ‘탄핵’ 발언 논란 커지자 뒤늦게 진화 나서
이 대표에 직접 전화… “불미스런 상황 이해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마친 뒤 손을 잡고 걷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과 연일 충돌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과거 출연한 유튜브 영상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뜨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당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윤 전 총장 측근이 이 대표를 겨냥해 ‘탄핵’을 언급한 것과 맞물려 당 대표와 당내 유력 대권 주자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특정 후보 밀어주기?… 당 대표 편향성 의심 목소리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 대표가 당 대표 후보였던 지난 3월6일 한 언론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한 발언이 화제가 됐다. 이 대표는 당시 출연한 영상에서 “(주위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이 되고 윤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어떡할 거냐고 물었다”라고 말한 뒤 이에 대한 답으로 “지구를 떠야지”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그러면서 “난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이민 가겠다고 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윤 전 총장이 ‘너 와라’ 하면 어떡할 것이냐는 물음에 “난 대통령 만들어야 할 사람이 있다니까요, 유승민. 내가 당권을 잡을 거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그는 2019년 12월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시절 또 다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21대 국회에 바라는 점에 관해 얘기하며 “21대 국회에서 내가 있는 당(바른미래당)이 압승해서 나중에 유승민 대통령 만들고…”라고 발언한 사실 역시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당 내부에서는 당 대표의 편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대표가 ‘친(親) 유승민계’로 분류돼온 것과 연결 지어 그가 윤 전 총장 대신 유 전 의원을 밀어주려는 의도를 가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은 전날 SNS에 이 대표의 발언이 담긴 기사 링크를 첨부한 글을 올리고 “지금껏 해온 일들이 특정 후보를 도우려는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대선 후보는 당원들과 민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대표가 좌지우지할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12일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 마련 전문가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尹 캠프 ‘탄핵’ 거론도 논란… 깊어지는 갈등 골

 

이에 맞서 경쟁이라도 하듯 윤 전 총장 측도 논란을 일으켰다.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18일 열기로 한 정책 토론회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를 두고 ‘탄핵’을 언급한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신지호 정무실장은 전날 저녁 출연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당 대표 결정에 대한 후보들 간의 입장이 엇갈린다’는 사회자의 발언에 “당 대표의 결정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닌가”라며 탄핵 가능성을 내비치는 듯한 답변을 내놨다. 이어 신 실장은 “공화국이라는 것은 권력자의 권력 행사를 자의적으로 하지 말라는 것 아니겠나”라며 “(토론회는) 제도적 근거도 없고 전례도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탄핵 발언에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SNS를 통해 “탄핵 얘기까지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며 “하시고자 하는 일들에 건승하십시오”라고 윤 전 총장 측을 비꼬았다.

 

당내 경쟁 대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 역시 윤 전 총장을 향해 “당원이 됐으면 당 방침에 순응하라”며 “여기는 혼자 황제처럼 군림하던 검찰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보수우파 궤멸에 앞장서다 토사구팽 돼 선회한 분이 점령군인 양 행세하며 철없는 정치인을 앞세워 국민과 당원이 뽑은 당 대표를 흔드는 것은 참으로 가관”이라며 “연일 1일 1실언으로 당 지지율조차 까먹게 하는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 연합뉴스

◆뒤늦게 진화 나선 尹… 과열된 ‘집안싸움’ 잠재울까

 

갈등이 격화되자 윤 전 총장은 탄핵 발언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뒤늦게 측근 단속에 나섰다.

 

윤 전 검찰총장은 이날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캠프 모든 분에게 당의 화합과 단결을 해하는 언동은 절대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제가 봐도 어느 누구도 법과 원칙 규정에 따라 일을 해야 한다는 일반론으로 볼 수 있지만, 탄핵이라는 용어는 적절치 않았던 것 같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 신 전 의원 경질을 요구한 데 대해선 “본인이 이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사과한 이상, 본인이 사과하고 있기에 지켜보겠다”며 사실상 수용하지 않았다.

 

앞서 발언 당사자인 신지호 정무실장은 입장문을 내고 “‘탄핵’ 발언은 이준석 대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으로 당과 당 대표에게 부담을 준 데 대해 사과했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휴가 중인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내가 캠프 분위기를 잡고 있는데 불미스러운 상황이 생겨서 이해해달라”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국회 재선의원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대표와 갈등할 이유가 없다”며 “(최근까지) 만나기도 하고 전화 통화도 했다”고 논란을 잠재우려는 모습을 보였다. 경준위 토론회에 대해서도 “당에서 공식 요청이 오고 캠프에서 이야기가 있으면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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