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가운데, 호주의 한 범죄자가 고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앞서 호주에서 살인 혐의로 지명수배된 그는 아프가니스탄으로 도망가 연명 중이었다.
이 같은 소식은 지난 24일 호주 나인뉴스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에드 샘 후사이니(32)는 지난 2017년 마약 관련 빚 문제로 친구를 고문·살해했다.
그와 범행에 가담한 4명 중 3명은 감옥에 수감됐다.
나머지 한 명은 무죄로 풀려났다.
그러나 후사이니는 조사를 받는 중 몰래 빠져나와 아프가니스탄으로 도주했다.
동생의 여권을 이용해 이런 행각을 벌인 그는 카불에서 숨어 지냈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하자 후사이니는 “감옥 생활을 할 테니 아프간에서 출국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변호사 제레미 노블은 “호주 시민권이 있는 모든 시민은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가 호주로 돌아오면 정당한 법적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한 변호사는 “놀랍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호주에서 종신형을 선고받는 것이 탈레반 정권하에 사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후사이니는 카불 탈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공항 출입이 허가돼 탈출용 항공기를 기다리는 그에게 경찰은 “후사이니는 여전히 살해 용의자”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가 귀국하면 그를 체포해 살인 혐의로 기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 방침을 밝힌 지 불과 4개월 만에 아프간이 탈레반의 손에 다시 넘어갔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14일 20년 묵은 아프간전을 종식하겠다며 미군 철수를 공식화했고, 철군이 완료되기도 전에 탈레반이 지난 15일 카불을 장악하고 정권을 잡았다.
미국에선 미군이 철수해도 친미 정권인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과 계속 맞서거나 여의치 못하면 영토를 분점하는 시나리오는 물론 최악의 경우 정권이 무너지더라도 1년 6개월은 버틸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지만 정부군은 탈레반의 파죽지세에 그야말로 추풍낙엽처럼 쓸려나갔다.
2001년 시작된 아프간전은 21세기 미국 전쟁사 중 기간이 가장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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