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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아프간’ 곧 윤곽… 이란식 신정일치 체제 유력

입력 : 2021-09-02 18:57:22 수정 : 2021-09-02 18: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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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자 아쿤드자다 최고지도자 맡고
2인자 바라다르가 실질정부 이끌 듯
이란식 신정체제 유력… 여성 기용 관심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서 1일(현지시간) 탈레반 대원들이 아프간전 승리를 자축하며 차량에 탈레반 깃발을 꽂고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달 30일 미군의 철수 및 대피 작전이 완료되자 "승리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며 아프간전 승리를 선언했다. 칸다하르=AFP연합뉴스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새 정부가 곧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 1인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60)가 아프간 최고지도자를 맡고, 실질적 정부는 2인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53)가 이끄는 이란식 신정일치 체제가 유력해 보인다. 탈레반이 ‘포용적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전 정부 인사와 여성을 얼마나 포함할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최고지도자가 유력시되는 아쿤드자다는 율법학자 출신으로 2016년부터 탈레반 수장을 맡고 있다. 탈레반 문화위원회 에마눌라 사망가니는 “아쿤드자다의 정부 내 존재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정부의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이 정부 구성을 발표하는 날짜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3일이 유력하다.

2인자 바라다르는 최고지도자 밑에서 실질적 정부 업무를 주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0년 미국과 파키스탄의 탈레반 소탕 작전 때 체포돼 3년간 복역한 뒤 가택연금됐다가 2019년 풀려났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철군 협상을 이끌었다.

종교지도자가 최고지도자로 국정 운영의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일반 행정은 대통령이나 다른 지도자가 맡는 방식은 이란 정치체제와 유사하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최근 “민주주의 원칙의 일부는 이슬람 교리와 맞지 않는다. 민주주의에서는 국민이 주권을 갖지만 이슬람에서는 신과 쿠란이 절대권력을 갖는다”고 한 것도 아프간이 신정일치를 지향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는다.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왼쪽)과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카불을 손에 넣은 뒤 하미드 카르자이 전 대통령, 압둘라 압둘라 국가화해최고위원회 의장 등과 정부 구성을 논의해왔다. 다만 이 두 사람이 탈레반 주도하의 새 정부에 포함될지는 불투명하다.

여성도 제한적 역할만 할 것으로 보인다. 세르 압바스 스타네크자이 탈레반 최고대외협상책임자는 BBC 인터뷰에서 “여성들이 정부에 참여하게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고위직이 될 것이라고 말할 순 없다”고 밝혔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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