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후 중요한 문화유산이 자취를 감췄다.
한국인들에게는 2016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라는 주제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24일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탈레반이 ‘박트리아 보물’에 대한 수배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앞서 아프가니스탄은 지형적으로 유라시아 대륙의 한가운데 위치해 문명의 교차로이자 새로운 문화의 탄생지였다.
1978년 소련의 고고학자 빅토르 사리아니디는 아프간 북부 박트리아 지역에서 기원후 1세기쯤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무덤 5기와 남성 무덤 1기를 발견했다.
발굴 작업에서는 2만1145 조각의 금공예품이 출토됐다.
이는 당시 유라시아 중심에서 유목민들이 활발하게 교역했음을 증명한다.
그중 6호분에서 발굴된 높이 13㎝, 길이 45㎝의 금관은 삼국시대 신라 금관과 유사해 주목받았다.
실제로 나뭇가지 모양의 세움 장식, 새ㆍ달개 등이 5, 6세기 신라 금관과 동일한 모티프를 지닌다는 점에서 신라 금관의 기원을 밝힐 연구 자료로서 많은 학자의 관심을 끈 바 있다.
다만 Δ신라 금관보다 400~500년 앞서서 제작된 점 Δ 분해가 가능하다는 서로 다른 제작 기법 등의 이유로 직접적 연관성을 가질 여지는 많지 않다고 판단됐다.
한편 박트리아 보물은 1979년 소련의 군사 개입과 잇따른 내전 등으로 한때 사라졌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이후 2003년 보물 피해 등을 우려한 박물관 직원들이 비밀리에 지하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것이라고 밝혀졌다.
지난 2월부터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직전까지 박트리아 보물은 카불 대통령궁에서 전시되고 있었다.
현재는 실종된 상태다.
이에 탈레반은 다시 보물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바깥으로의 반출, 아프간 내에서의 이동 모두를 처벌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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