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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인경책 1270권, 123년 만에 ‘바깥나들이’

입력 : 2021-10-07 18:48:25 수정 : 2021-10-07 22: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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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해인사서 ‘포쇄 행사’ 개최
습기 머금은 책 빛 쬐고 바람 말려
“국난 극복의 의미 대중에 새겨”
7일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스님들이 팔만대장경 인경책을 한 장씩 넘기는 포쇄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합천=연합뉴스

경남 합천 해인사는 7일 팔만대장경에 담긴 국난 극복의 의미를 되새기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지친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팔만대장경의 인경(印經)책을 볕을 쬐는 포쇄(曝曬)행사를 열었다. 포쇄행사는 ‘찬탄 귀의 거불’을 시작으로 포쇄소로 인경책 이운, 포쇄, 포장 및 봉안 순으로 진행됐다. 스님들이 직접 인경책을 운반하고 한 장씩 차례로 넘겨 볕을 쬐고 바람이 스며들도록 한다.

 

이런 방식의 포쇄행사는 장마철 습기를 머금은 책을 밖으로 꺼내 빛을 쬐고 바람에 말려 부식과 충해를 방지하는 일종의 전통문화다. 고려시대에는 해인사에 보관된 고려실록을 3년에 한 번씩 포쇄했다는 기록이 ‘동문선’에 남아 있다. 해인사는 2017년에도 인경책 일부의 포쇄행사를 진행했지만, 1270권 전체가 빛과 바람을 만나기는 123년 만에 처음이다.

 

당초 이번 포쇄행사는 기록에 따라 ‘칠석다례’ 행사와 함께 지난 8월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한 차례 연기됐다가 이날 열렸다. 팔만대장경을 찍은 인경책은 1898년 조선 상궁 최씨 발원으로 4부를 인쇄했다. 팔만대장경이 있는 해인사를 비롯해 경남 양산 통도사와 전남 순천 송광사 등지에 나눠 봉안돼 있다. 해인사 측은 “경전이 잘 보관되는지 살펴보는 목적에서 포쇄행사를 진행한다”며 “동시에 경전의 의미를 대중의 마음에 새기는 의식”이라고 설명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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