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매미 소리는 조명에 따라 음량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나치게 밝은 야간 조명 영향으로 사람뿐만 아니라 매미도 잠들지 못해 떼로 오래 울더라는 연구 결과다.
11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은 지난 여름 서울 매미 울음소리를 추적 조사한 결과 매미 소리에 대한 유의미한 연구결과를 내놨다. 야간에 기온이 높거나 주변 조명이 밝을수록 매미 울음소리가 더 커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원은 서울 강남·송파구 3개 아파트 단지와 송파구 상업지역 1개소, 서초구 도시공원 도시공원 1개소 등 5곳에서 매미 울음소리에 대한 소음조사를 실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여름 매미 울음소리는 확성기 소리에 해당하는 생활소음 기준을 초과할 정도로 시끄러웠다. 매미가 한창 활동할 당시 도시 소음은 평소 소음에 비해 2.0∼31.8% 증가했고 일 평균 소음 기준(65데시벨) 초과율과 초과 시간을 측정한 결과 각각 0∼50%, 0∼19시간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조사 지점에 따라 매미 울음소리가 차이 나는 요인에 대해 서식공간의 우점종, 종류, 습성, 밀도, 천적, 자연환경 등을 들었다. 이어 열대야, 야간조명과 같은 인간 활동에 의해 나타나는 환경요인도 매미 울음소리에 따른 소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말매미, 참매미 등은 빛의 자극에 반응해 활동하는 반면 쓰름매미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부터 녹지가 풍부한 도시공원에서 주로 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또 매미 울음소리를 줄여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수목 교체 등 서식 환경을 바꾸고 녹지 공간 확충, 친환경 조명 설치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지나치게 밝은 야간 조명을 친환경 조명으로 교체하거나 광량을 조절하면 매미 울음소리가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신용승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기후변화와 도시화 영향으로 특정 개미의 개체수가 증가해 시민 불편이 우려돼 실태조사를 실시했다”며 “향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녹지공간 조성·확충과 같은 시민·곤충의 공존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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