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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검증 공세에…전문가들 “어떤 식으로 대처·어떤 자세 보여줄 것인지가 중요”

입력 : 2021-12-15 06:31:10 수정 : 2021-12-15 09: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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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지금 대선에서 도덕성은 큰 이슈가 안 되는데, 대응 태도가 더 중요할 듯”
윤석열 대선 후보가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잠재적 뇌관인 '김건희 리스크'가 대선정국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검증 공세가 여권 안팎에서 다시 재개되면서 김건희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김씨가 현안에 대해 잘 대응할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지만 김씨는 허위 경력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검증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윤 후보도 "억울함을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부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야권 안팎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연관된 '대장동 게이트' 만큼 파괴력이 커지는 않겠지만 최근 우여곡절 끝에 내홍을 수습하고 선대위를 출범한 상황에서 '김건희 리스크'가 불거져 윤 후보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윤 후보는 대부분 리스크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반박하는 정면돌파형으로 위기를 헤쳐나갔지만, 최근에는 단순 의혹 제기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정황이나 물증이 더해지면서 윤 후보의 배우자 리스크가 확산될 조짐이다.

 

김씨에 대한 검증은 지난 6월 불거진 정체 불명의 'X파일'이 시발점이 됐다. 김씨의 불륜설과 강남 룸살롱에서 '쥴리'라는 예명을 쓴 접대부설이 불거지면서 한동안 논란이 일다가 주춤했으나, 대선을 3개월여 남겨놓고 다시 검증 공세가 재개되는 모양새다.

 

최근 친여 성향 유튜브 매체가 1997년 5월께 쥴리가 아닌 '주얼리'라는 예명을 쓴 김씨에게 접대를 받았다고 폭로하는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협회장 인터뷰를 방송한 데 이어,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의 허위 경력 기재 논란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김씨는 해당 지원서 수상 경력에 2004년 8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을 수상한 것으로 기재했지만 김씨의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이라는 이름으로 응모된 출품작 자체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원서 경력 사항에도 2002년 3월부터 3년간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한 것으로 적었지만 이 협회는 2004년 6월 설립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김씨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지난 쥴리 벽화 파문 당시만해도 적극적으로 검증 공세를 펼치지 않았지만, 최근 김건희씨의 과거 행적부터 허위 경력 논란 등이 다각도로 불거지자, 대선 후보자의 가족도 검증 대상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공세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한 달동안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초접전 양상을 보이자, 여권 안팎에서 윤 후보의 '처가 리스크'에 다시 현미경검증을 들이댄 것이다.

 

쥴리 파문 당시만 해도 구체적 증거도 없이 의혹이 제기돼 비판적인 여론이 우세했고 윤 후보의 지지율은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당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당 지지율이 오히려 반등하며 민주당을 앞지르는 결과가 나오는 등 야권에 유리한 여론 지형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당내 대선 경선 이후 컨벤션 효과로 인해 지지율이 치솟았던 윤 후보는 선대위 인선 작업을 둘러싼 당내 내홍이 극심해지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인 바 있다. 이준석 당대표와의 갈등을 극적으로 봉합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까지 선대위에 합류하면서 윤 후보의 지지율은 다시 상승세를 탈 타이밍이었지만, 이 시점에 '김건희 리스크'가 대선정국의 한 복판에 다시 등장하면서 검증 공세가 날카로워질수록 윤 후보의 지지율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도 당은 일단 부인 리스크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 대응하고 있지만 자칫 자충수를 둘 수도 있어 긴장하는 모양새다.

 

김씨의 허위 경력 논란에 윤 후보는 "팩트는 교수가 아니고 시간강사와 유사한 산학겸임교수"라며 "게임산업협회의 비상근이사는 실제로 그 이사 직함을 가지고 게임산업연회 일을 상당히 도왔고 겸임교수 재직증명 낼 때 정당하게 발급받아서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관련 경력이)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씨가 허위 경력 일부를 인정한 것과 비슷한 뉘앙스를 보인 것이다. 또 "수상경력도 완전히 날조된 게 아니라 자기가 부사장으로서 회사 운영과 작품 출품, 제자들하고 한 걸로 들었다"며 완전히 부인하지 못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김씨의 잘못과 윤 후보와는 별개라며 선을 긋고 있다. 김씨의 허위 경력 파문이 윤 후보에게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이준석 당대표도 윤 후보 부인의 허위 경력 논란에 대해 "대부분 거론되는 사안들이 후보자와 배우자가 결혼하기 전에 한참 전에 있었던 일로 보이기 때문에 그걸 감안해서 바라보면 될 것 같다"며 "후보가 공직자로서 부인의 그런 처신에 대해서 결혼 이후에도 제지하지 못했다거나 이랬을 때는 다소 비난의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 전의 일에 대해서 후보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고 후보를 옹호했다.

 

김씨의 허위 경력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어 파문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김건희씨가 결혼 후 안양대, 국민대 등에 제출한 이력서에도 허위경력을 기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윤 후보는 "금시초문"이라며 "저는 모르는 일"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섣불리 해명했다가 의혹을 더 키울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씨는 그간 2001년 한림성심대 시간강사, 2004년 서일대 시간강사,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2013년 안양대 겸임교원, 2014년 국민대 겸임교수 임용 당시 제출한 이력서에 허위 이력 의혹을 제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07년 수원대여 겸임교수 이력서 관련해선 결혼 전 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안양대와 국민대는 결혼 후 이력서를 제출한 곳이라 기존과 같은 대응방식으로 선을 긋기에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 김건희씨의 '등판'이 무기한 미뤄지고 사실상 대외 접촉을 하지 않아 '검증 회피' 논란까지 가열됨에 따라 윤 후보의 지지율에도 악재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게다가 김씨가 일부 언론과 인터뷰로 무리수를 두면서 오히려 어설픈 언론 대응이 화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김씨는 수원여대 교수 초빙 지원서에 허위 경력을 기재한 의혹에 대해 "(제가)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다. 그것도 죄라면 죄"라면서 일부 허위 경력을 인정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앞으로 김건희씨가 공식 행보를 하게 될 경우에는 기자들에게 소상히 말할 계획"이라며 "넓은 이해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씨는 앞서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 인터뷰에서도 자신에 관한 의혹에 "다 가짜로 판명날 것이다. 거짓은 오래가지 못한다"며 "제가 쥴리니, 어느 호텔에 호스티스니, 별 이야기가 다 나오는데 기가 막힌 이야기"라고 적극 반박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김씨가 '나는 쥴리가 아니다'라고 부인하는 순간 결과적으로 '쥴리'라는 용어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키고 본인을 쥴리와 등치시킬 수는 부작용만 초래, 하책 중의 하책이라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오기도 했다.

 

여권은 기다렸다는 듯이 김씨에 대해 파상공세를 폈다. 윤 후보 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의 의혹에 대한 검증도 강도 높게 이뤄져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윤 후보가 이런 상황에서 처가 리스크와 선을 그을 경우 '윤로남불'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어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상당한 딜레마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김건희씨 의혹이 그때(올해 6월)보다 새로운 게 나온 게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력서 이런 건 본인이 인정하고 해서 좀 다르겠지만, 그것도 완전 새롭다기 보다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이어 "최근 인터뷰같은 건 준비되지 않은 그런 느낌"이라며 "어떤 식으로 대처를 할 건지, 어떤 자세를 보여줄 것인지 그게 더 중요하다"며 "어차피 지금 대선에서는 도덕성은 큰 이슈가 안 되는데, 김건희씨 이슈가 '대장동급'은 아니지 않나. 어떻게 대응할 건지, 그 태도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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