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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건설업계와 상호 시장개방으로 전문건설업계 큰 손실” [황용호의 一筆揮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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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2-22 05:00:00 수정 : 2021-12-23 08: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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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학수 신임 대한전문건설협 중앙회장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 전문건설에 독
종합업체, 상반기 전문공사 30% 이상 잠식

자본 부족한 전문사 입찰 참여조차 못해
정부에 생산체계 개편 재검토 요청할 것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취지 공감하지만
사용자가 100% 책임 지는 것은 과잉 처벌

노조의 불법시위로 건설현장 마비 일쑤
근로자들 배치·트럭 배차까지 요구 상황
윤학수 신임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 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실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에 따른 상호시장 개방으로 전문건설업체가 수주해야 할 공사를 종합건설업체가 거의 차지하고 있다”며 전문건설 업역을 회복하는 내용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정호 선임기자

윤학수(64) 신임 대한전문건설협회(전건협) 중앙회 회장은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과 관련해 “상호시장 개방으로 전문건설업체가 수주해야 할 공사를 종합건설업체가 거의 차지해 전문건설업체가 큰 손실을 보는 등 어려움에 놓여 있다”며 전문건설 업역을 회복하는 내용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해 “사용자가 근로자의 안전사고에 100%의 책임을 지는 것은 과잉처벌이며 매우 불합리하다”며 “안전사고 책임의 한계를 자동차 사고처럼 몇 대 몇으로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렇지 않으면 사용자는 대부분 전과자로 전락할 것”이라고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어 “건설현장이 불법 노동행위로 마비되고 있다”며 “노조는 자신들이 근로자 배치, 덤프트럭 배차까지 요구하고 있다. 한마디로 노조 공화국”이라며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17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협회가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면 현안이 많아 어깨가 무겁다. 전건협이 창립 36주년을 맞았는데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다. 전건협에 가입한 5만 회원사의 피눈물을 닦아주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에 따른 상호시장 개방과 중대재해처벌법 강화와 불법 노동행위에 따른 고충, 건설경기 침체, 원하 도급자 간의 불법·불공정 행위 만연으로 전문건설업계가 큰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원자재 급등에 따른 자금 경색으로 위기를 맞은 회원사가 많다. 평생을 건설업에 몸담았던 전문건설인의 한 사람으로서 건설 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축적해온 능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업계 종사자가 마음 놓고 사업에 전념할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전문건설업은 어떤 업종이며 대한전문건설협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건설업은 크게 전문건설업과 종합건설업으로 분류한다. 전문건설업은 근로자를 고용해 특화된 기술로 세부 공종을 직접 시공하는 업종이며, 종합건설업은 하나의 전체공사에 품질·안전·공정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계획·관리·조정하는 업종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전문건설업체의 건전한 육성발전을 이룩하고 국민경제 발전에 공헌하기 위해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법정단체다.”

―대한전문건설협회의 당면 과제는.

 

“우선 5만 회원사들이 국토부에서 추진한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으로 엄청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정부는 좋은 취지에서 종합건설과 전문건설업의 상호시장 개방을 위해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을 했으나 전건협 회원사에는 독이나 다름없다.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으로 상호시장 개방된 공사 가운데 종합업체가 올 상반기에 약 30% 이상의 전문공사를 잠식했다. 반면 자본금, 기술자 등 높은 등록기준을 충족할 수 없는 대다수 전문건설업체는 입찰에 참여조차 못하고 있다. 잘못된 건설산업 생산체계를 바로잡아야 하며, 생산체계 개편 재검토를 국토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또 전문건설업계는 안전한 일자리를 만들고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의 제정 취지에 공감한다. 그러나 사망사고 발생 시 재해사고나 근로자의 부주의를 따지지 않고 사업주와 기업에게만 형사처벌, 벌금 및 손해배상 등 책임을 묻는 것은 과잉처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표이사를 구속하면 회사는 어떻게 운영할 수 있나. 한마디로 중대재해처벌법은 대표이사의 ‘전과자 양산법’이라 할 수 있다. 사업주들은 궁여지책으로 바지사장을 두거나 외국인 근로자를 대표이사로 앉혀 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불법, 편법이다. 정부가 불법, 편법을 조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함께 노조는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건설현장을 막는 등 불법시위를 한다. 노조 마음대로 해 사고위험도 많아졌다. 회사 경영 악화 등으로 공기가 늦어지면 소비자인 국민이 결국 손해를 본다. 올해만 하더라도 건설현장에 근무중인 외국인이 약 22만명에 이른다. 일하다 제때 귀국하지 않거나 코로나 19로 귀국하지 못해 불법체류자가 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 노동현장의 현실이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그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등 사법조치를 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불법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을 당국에 신고한다. 정치권은 건설현장의 이런 실태를 알면서도 노조를 의식해 선뜻 나서지 않는다. 노조는 무섭고 사용자는 안 무섭나. 이런 불합리한 상황은 건설현장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전문건설협회 위상 제고 및 역할 강화 방안은.

 

“모든 공사는 전문건설인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 회원사의 권익 신장이 전건협의 설립 목적이다. 전건협은 건설단체 중 가장 큰 조직으로 협회 소속 가족이 약 200만명이다. 그런데도 협회는 그동안 위상에 맞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 회원사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회원사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게 협회의 위상을 제고하는 지름길이다. 협회 창립 때 구성된 조직과 직제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협회의 조직 경쟁력을 강화하고, 회원의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다음 달 팀제로 조직을 개편하고 인사혁신을 단행할 예정이다. 20년 이상 근무하는 직원이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희망, 명예퇴직을 받고, 시대에 맞는 인재를 영입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 또 정관 및 제 규정을 개정해 회원사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협회로 바꾸겠다. 회원사의 고충해소와 협회에서 추진하는 각종 정책에 대한 효율적인 의견 수렴 등을 통해 회원사의 참여기회를 확대하겠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불편사항 등을 실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는 양방향 소통 채널인 회원신문고 애플리케이션 앱을 조속히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다. 18개 업종별 회장과 16개 시·도 회장의 역할도 중요하다. 업종별 회장과 시·도 회장은 중앙회장과 함께 뛰어야 한다.”

―전문건설 업역을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그동안 30억원 이하 공사는 주로 전문건설업의 고유 업역이었는데 생산체계 개편에 따른 상호시장은 종합건설이 수주를 거의 다 하는 상황이다. 공사를 수주할 기회가 없어 회사를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5만 전건협 회원사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많은 회원사는 ‘노조에 치이고, 정부에 치이고, 원청사에 치여 못살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일부에서는 봉기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전건협 이사회에서 투쟁 비용을 포함한 내년 예산을 증액 편성했다. 회원사들은 스스로 돈을 내서라도 투쟁하겠다는 강경 입장이다. 과거엔 모이라고 해도 안 모였으나 지금은 생계가 달린 문제로 절박한 심정이다. 자재와 장비를 가진 전문건설사업자가 직접 시공하도록 해야 한다. 건설업역별 특성을 감안해 종합공사는 종합적인 계획·관리·조정이 필요한 중·대형공사에 종합·원도급, 전문·하도급으로 참여하고, 직접 시공이 필요한 공사는 전문공사로 발주하는 등 상호시장 개방 여부에 대한 원점 재검토가 절실히 필요하다.”

 

―정부의 키스콘(KISCON) 시스템 운영에 대한 입장은.

 

“정부가 건설현장의 불법·불공정 하도급 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키스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1억원 이상의 원도급공사, 4000만원 이상의 하도급 공사에 건설 공사대장 통보제도를 의무화해 크로스체크를 통해 불법행위를 적발·억제하기 위해 도입했다. 그러나 건설공사의 실적관리와 시공능력평가는 1997년부터 각 협회로 위탁된 후 많은 예산을 들여 시스템을 마련해 수십년간 차질 없이 운영되고 있다. 각 협회가 아무런 문제 없이 추진해 오던 시공능력평가 업무의 핵심기능인 공사실적 검증·관리 업무를 실적관리와 전혀 상관이 없는 키스콘에 이관하는 것은 시공능력평가 업무의 형해화를 초래하고 협회의 자율성을 침해한다.”

―사업하며 어려움은 없었나.

 

“다섯 번의 위기가 있었으나 나한테 단돈 1원이라도 못 받은 사람이 없었다. 나는 남한테 못 받은 돈이 200억원 넘는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남에게 도움을 못 주어도 피해를 주면 안 된다’고 유언을 하셨고, 그 말씀을 지키고 있다. 나름대로 원칙을 중시하며 바보처럼 우직하게 살았다.”

 

―기업인이 갖춰야 할 덕목은.

 

“기업인은 사업을 잘해 사세를 확장하는 등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서 내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기업인, 특히 가진 사람은 나눔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전문건설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문건설인은 기술 향상과 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말 그대로 전문건설이 되려면 기술개발, 품질향상, 안전을 담보로 공기 단축, 원가절감을 이뤄야 한다. 발상도 전환해야 한다. 전문건설인은 억울한 측면이 있겠으나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개선할 점은 개선해야 한다.”

 

윤 회장은… ●1957년 충남 청양 출생 ●광운대학교 대학원 건설법무학 박사 ●단국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겸임교수(현) ●제8·9대 한국건설교통신기술협회 회장 ●제9대 보링그라우팅공사업협의회 회장 ●한국건설안전환경실천연합 공동회장 ●대한전문건설협회 하자개선 TF 위원장 ●주식회사 장평건설 대표이사(현) ●대한전문건설협회 제12대 중앙회 회장(현)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사장(현) ●한국건설산업품질연구원 이사장(현) ●전문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현)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수석부회장(현) ●(사)한국공공사회학회 부회장(현) ●(사)한국건설법무학회 부회장 ●은탑산업훈장 ●국무총리상(발명진흥)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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