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일 출범식이 열렸으니 꼭 한 달(31일) 만에 해산한 선거대책위원회 사태 앞에서 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 모든 일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스스로를 탓했다.
선대위에서 물러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는 지속된 조언을 부탁하면서, 이준석 대표도 자기처럼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명을 받들어 선출된 만큼, 향후 역할을 잘 이어나갈 것이라고 힘을 보태줬다.
다만, 국민이 기대한 처음 윤석열로 돌아가겠다면서 언급한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들려주겠다’던 자신의 각오에는 구체적인 설명을 보태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다.
윤 후보는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당을 잘 이끌어 국민을 안심시켰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모두 후보인 제 책임”이라고 고개 숙였다.
그동안 ‘매머드급’으로 평가받던 선대위가 민심을 파악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면서,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윤 후보는 이 대표와 김 위원장 관련 질문을 여러 개 받았다.
이 대표 발언 등이 자신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얘기가 있다는 말에는 “좋은 결과는 다 함께 축하하고 기뻐할 일이지만, 그렇지 않았을 때는 오롯이 제 책임”이라고 재차 스스로를 탓했다.
이 대표를 찾아가거나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저나 이 대표나 국민과 당원에게 ‘정권교체’라는 명령을 받았다”며 “이 대표께서 대선을 위해 역할을 잘하실 거라 기대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이 선대위와 ‘결별’했다는 표현에는 “그렇게 보시는 분도 있겠지만 선대위가 너무 커서 실무형으로, 20·30 세대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하는 것”이라는 말로 다소 생각이 다름을 나타냈다.
논란이 됐던 김 위원장의 ‘연기를 해달라’ 등 발언에도 악의는 없었을 거라면서, 윤 후보는 “정치인이라 해도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얘기하는 것보다 객관적인 조언을 수용해 따라야 하는 (의미의) 말씀이지, 후보를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회피 논란이 불거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토론에 대해서도 “3회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캠프 실무진에 이외 토론 협의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에는 “선거 캠페인을 서로 벌이는데 (언급하는 건) 정치 도의상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새시대준비위원회 역시 정권교체를 위한 맥락에서 같은 길을 가리라 내다본 뒤에는 “선대본부장은 권영세 의원께서 맡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후보는 “선거운동은 정부의 최고의사결정권자가 되는 단순한 경쟁만이 아니다”라며 “그런 자질을 만드는 과정, 국민의 뜻이 어떤지를 그동안 몰랐던 것을 깨달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을 하겠다’던 의미를 묻는 말에 나온 윤 후보의 답변은 듣는 이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국민이 잘사는 미래를 위해 여러 가지를 바꾸고 고치겠다는 생각을 하는 자신과 달리 국민의 ‘관심사’는 다를 수도 있다면서, “국민이 현재와 미래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관심 갖는 부분을 파악해서 말씀드리겠다”고 그는 말했다.
국민 관점에서 귀를 기울여 국민이 원하는 바를 철저하게 파악하겠다는 의미로 읽히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나오지 않아 듣는 이에 따라서는 물음표를 달 수도 있어 보인다.
윤 후보는 “국민이 기대하셨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며 “확실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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