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후보가 국민 마음 얻는 게 핵심
홍준표·유승민 협력 이끌어내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중앙선대위 ‘원톱’이었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결별, 선대위 전면 해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윤 후보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해 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받아 온 3인방도 모두 물러났다. 후보 직할의 실무형 선거대책본부는 4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이 본부장을 맡는다. 성공할 경우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겠지만, 그러지 못하면 헤어나오기 힘든 늪에 빠질 수 있는 벼랑 끝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윤 후보가 극약처방을 내놨지만, 국민의힘 내부 갈등은 계속됐다. 선대위 합류 33일 만에 윤 후보와 갈라선 김 위원장은 “그 정도의 정치적 판단 능력이면 더 이상 나하고 뜻을 같이할 수 없다”며 윤 후보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준석 대표 거취를 놓고도 힘겨루기가 계속됐다. 배는 침몰하는데 배 구멍을 막을 생각은 하지 않고 서로 선장 하겠다고 싸우는 꼴이다. 국민의힘이 반전의 계기를 만들려면 윤 후보 지지율 하락을 부채질했던 내홍 종식이 급선무다.
선대위 해체라는 충격요법을 동원했지만, 이는 위기탈출을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닐 것이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 여론이 여전히 높은 편인데도 왜 자신의 지지도가 이에 한참 못 미치는지 돌아봐야 한다. 국민의힘 난맥상의 시작은 윤 후보다. ‘초보 정치인’인 윤 후보의 자질·리더십 부족이 가장 큰 실점 요인이다. 홍준표 의원이 “문제의 본질은 후보 본인의 국정 무능력과 처가 비리”라고 했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선대위 규모의 대소(大小), 후보 직할 여부는 별로 중요한 변수가 아닐 것이다.
윤 후보는 절치부심해서 자신의 머리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실력과 자질을 보여 줘 국민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그저 ‘반문재명(반문재인+반이재명)’ 구호에만 기댈 게 아니라 국정에 대한 대안을 내놔야 한다. 윤 후보는 “확실하게 다른 모습으로 국민들께 변화된 윤석열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는데, 단순히 말에 그쳐서는 안 된다. 경쟁자였던 홍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도 전적으로 윤 후보의 몫이다. 이 대표와의 관계도 재정립해야 한다. 더 이상 이 대표와의 잡음이 불거지지 않도록 윤 후보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대선 후보와 당 대표가 물과 기름처럼 겉돈다면 그 선거는 해보나 마나일 것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