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5일 자신이 윤석열 대선 후보 측에 제안한 ‘연습문제’가 거부당했다는 말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이후의 일에서 손을 떼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저는 오늘 젊은 세대의 지지를 다시 움틔워 볼 수 있는 것들을 상식적인 선에서 소위 ‘연습문제’라고 표현한 제안을 했다”며 “그 제안은 방금 거부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이준석 계열’, ‘이준석의 사보타주로 청년들이 호응하지 않아서 젊은 사람들과 소통을 계획했다’는 이야기는 해명이 어차피 불가능해 보인다”고 적었다.
이는 같은날 오후 선대위 산하 국민소통본부의 전국청년간담회가 윤 후보가 불참한 가운데 열렸고, 행사를 기획한 박성중 국민소통본부장이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표에게 화살을 돌린 데 따른 반응으로 보인다.
참석 예정으로 알려진 윤 후보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휴대전화 ‘스피커폰’ 연결로 목소리로만 등장하자 참석자 사이에서 강한 불만이 터져 나왔고, 박 의원은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준석의 사보타주로 청년들이 호응하지 않아 젊은 사람들과 소통을 계획했다’거나 ‘이준석 계열과 민주당 계열이 막 들어왔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의 선대위 합류 여부 질문에 권영세 선대본부장이 ‘연습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달렸다던 이 대표가 완전히 등을 돌린 셈이다. 정확한 의미는 밝히지 않았으나, 이 대표가 말한 연습문제는 20·30세대와의 새로운 관계를 약속한 윤 후보의 기자회견 발언과 적잖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SNS에서 “3월9일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고 무운을 빈다”며 “당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본부장은 자신의 SNS에서 “윤석열 후보의 공식일정에 포함되지 않은 행사였다”며 “참석이 쉽지 않다는 답변이 있어 (윤 후보의) 참석 가능성이 낮지만 준비는 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의 30분 전 참석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으나 이 내용을 참석자들에게 제대로 공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회의 중 고성, 욕설 논란과 관련해 애초 본행사는 총 200명 정도로 제한된 것이었으나, 정체를 확인하기 힘든 100명 가까운 불특정 다수가 허가받지 않은 채 접속코드를 도용해 의도적으로 들어와 회의 진행을 방해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경위야 어떻든 불찰로 물의를 빚어 책임을 지는 게 도리라 생각했다”며 “선대위 국민소통본부장 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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