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충남 지역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 공약을 향한 맹비난에 “왜곡해서 저따위 짓을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충남 홍성과 예산을 지역구로 둔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충남 천안역 지하도상가 인근에서 열린 공약홍보 열차인 ‘열정열차’ 발대식에서 “당내 인사 한 분이 한 이야기를 윤 후보가 한 것처럼 덮어 씌워서 이런 짓거리를 하느냐”며 이같이 반발했다. 이어 “이런 짓을 하면 안 된다”며 “윤석열 후보는 분명히 ‘추가 배치는 필요하다’고 했지만, 장소 관계는 ‘국가 전략상 할 일’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김재섭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라디오 발언 후, 이 지역 민주당 인사를 중심으로 비난이 인 데 따른 반응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성주에 있는 사드는 요격할 수 있는 범위가 평택 이남으로 가능하고 수도권은 방어 자체가 안 된다”면서, “(배치 장소는) 생각해놓은 몇 가지가 있을 것 같은데”라는 말과 함께 평택 미군기지, 충남 계룡·논산 등을 언급했다.
이틀 후인 이달 3일에는 윤 후보가 지상파 방송 3사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북한에서 수도권을 겨냥할 경우 고각 발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수도권에 (사드가) 필요하다”며 “요격 장소는 꼭 수도권이 아니어도, 위치는 군사적으로 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으로 충남도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한 황명선 전 논산시장은 “이 시기에 안보 표몰이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논산시장을 했던 사람으로서 강력히 규탄하고 시민과 충남도민 모두 힘을 합해서 저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논평에서 “윤 후보는 충청의 아들이라면서 항공우주청은 경남에 설치하겠다고 한 데 이어 충청에는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고약한 심보는 도대체 무엇인가”라며 “충청지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평택시의회 민주당 의원들도 입장문에서 “경기도민과 평택시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당장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충남도당 청년위원회도 지난 7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는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철회하고 충남도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청년위원회는 “국방에 필수적이라는 국민적 공감대도 없이 사드를 추가 배치하겠다는 윤 후보 공약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 관계자가 사드 추가 배치 지역으로 계룡과 논산을 직접 거론한 것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김 최고위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민주당에서 거센 비난의 물결이 일자, 홍 의원은 “그걸 마치 윤 후보가 이야기 한 것처럼 덮어 씌워서 충청도 물을 흐린다”고 맞받았다. 민주당이 윤 후보의 발언을 왜곡해 정치공세를 편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자리에 있던 이준석 대표도 “사드 배치는 지역 간 합의도 중요하지만 전략적 판단도 중요하다”며 “저희 후보는 특정 지역을 거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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