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유세메시지 기조’ 문건 공개돼
尹의 '주술·신천지 연관설' 집중 제기
李, 尹 겨냥 “신천지 압수수색 안 해”
野 “李, 일머리 없는 무능 후보” 비판
송영길 등 허위사실 유포로 檢 고발
“무속프레임으로 유권자 선택 방해”
15일 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유세활동이 시작되자 여야 간 네거티브 공방도 한층 거칠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이재명 대선 후보의 ‘네거티브 중단’ 선언이 무색할 만큼 거친 표현이 담긴 ‘유세 메시지 기조’ 전략 문건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실제 이 문건에 담긴 ‘기조’ 방향대로 이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주술’, ‘신천지’ 등과의 연관성을 집중 공략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씨 관련 각종 의혹을 거론하며 ‘무능한 후보’라고 낙인찍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 코로나19 초기 당시 신천지 종교집단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확산됐던 사례를 꺼내들었다. 이 후보는 “신천지가 코로나를 퍼뜨리고 방역에 비협조할 때 신속하게 압수수색해서 명단을 구하고 방역조치를 제대로 했다면 단 한 명이라도 희생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국가가 해야 될 일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후보가 신천지 압수수색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과 관련한 유착설 의혹을 우회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또 “어떤 정치인도 ‘사교집단’과 부딪히려 하지 않을 때 저는 정치생명을 걸고 도지사가 해야 할 일을 하려고 했다”면서 “제가 도지사의 방역권한을 이용해서 신천지 본진에 쳐들어가서 명부를 확보했고, 교주 이만희의 아방궁까지 제가 직접 가서 검사를 강제했다. 유능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신천지와 엮어 총공세에 나선 것은 당 전략 기조와 일맥상통한다. 선대위가 각 지역위원회에 내려보낸 대외비 문건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후보의 유능함을 내세우는 동시에 윤 후보에 대해 △무능과 무지 △주술과 신천지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비리 △특권으로 살아온 후보, 보복정치 공언 등을 공세 포인트로 삼았다. 이 후보는 부산 유세에서 “지도자의 무능과 무지, 무책임이 자랑거리가 아니고 죄악”이라고 꼬집었고, 대구 유세에서는 윤 후보의 신천지 연관설을 강하게 제기했다. 민주당은 또 해당 내부문건을 통해 “윤석열은 평생 검사랍시고 국민들을 내려다본 사람”, “폭탄주 중독 환자에게 국정운영을 맡길 수 없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는 ‘조작의 여왕’입니다”라는 유세문구도 공유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실은 이날 출입기자단 공지문을 통해 이 후보 측이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내세우는 것을 두고 “선거 첫 유세부터 거짓말하는 이 후보는 유권자 속이기를 멈추고 국민 앞에 정직하기를 바란다”고 직격했다. 대변인실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있을 때 경기도의 성장률(GRDP)이 2018년 6.0%, 2019년 2.3%, 2020년 0.3%로 점점 떨어졌다”며 “이 후보의 실상은 일머리 없는 무능한 후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이날 이 후보와 민주당 송영길 대표, 양부남 선대위 국민검증법률지원단장,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등이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 무속인 ‘건진법사’에게 신천지 압수수색 영장 발부 여부에 대해 문의하고, 그의 조언에 따라 압수수색을 포기했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법률지원단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대선 정국을 어떻게든 흔들어보고자 말도 안 되는 ‘무속인 프레임’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방해하는 행위는 중대 범죄로, 검찰의 신속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차승훈 상근부대변인은 이 후보 측의 ‘주술’, ‘신천지’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세 기조 관련 보고서를 문제 삼으며 “허위사실과 네거티브 공세가 선거운동 기간 계속된다면 국민들은 투표로서 응징할 것”이라고 민주당에 경고했다.
한편 국민의힘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전날 윤 후보가 발표한 사법개혁 관련 정책공약 보도 참고자료에 ‘오또케’라는 단어가 포함돼 논란이 일자 이날 “사과 말씀드린다”며 “자료에서 해당 단어를 즉시 삭제하고, 책임자를 해촉했다”고 공지했다. ‘오또케’는 범죄 현장 등에서 남성 경찰관이 분투하는 와중에 여성 경찰관이 ‘어떡해’만 반복해 외친다는 뜻의 비아냥이 담긴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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