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윤석열에 “빅데이터 기업·플랫폼 기업 완전히 다른데, 구분을 못하는 것 같다, 기업의 경쟁력 제고 전략 등도 전혀 다르다“ 지적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TV 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의 ‘디지털 데이터 경제’ 공약 관련 발언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절레절레 고개 저으며 미소 짓는 모습이 연이어 포착됐다. 안 후보의 지난 19일 야권 단일화 결렬 선언 후 처음 공개석상에서 만난 두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때때로 미묘한 감정 싸움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안랩 창립자이기도 한 안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윤 후보의 공약 중 하나인 ‘디지털 데이터 경제’ 구상을 둘러싸고 집요하게 캐물었다.
앞서 윤 후보는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구상을 밝히면서 “초저성장을 극복하는 방법은 재정정책, 금융정책으로는 어렵다”며 “디지털 데이터 경제를 강하게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안 후보는 ‘토론벨’이 울리자마자 “아까 디지털 데이터 경제라고 말했는데, 그게 뭔가”라고 물었고, 윤 후보가 “디지털 기기 간 연결을 강화하고 데이터 흐름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을 시작하자 말을 끊으면서 “핵심이 무엇이냐”고 거듭 질문했다.
윤 후보는 다시 “5G(5세대 이동통신)나 데이터가 신속하게 움직이고 이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과, 이것이 전부 클라우드에 모여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안 후보가 “그건 하드웨어 쪽이지 데이터 인프라는 아니다”라고 지적하자 윤 후보는 “운용을 위해서는 상당한 정도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한가지만 더 묻겠다”며 “정부의 데이터 개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화두를 돌렸다.
윤 후보가 “정부 데이터는 공유할 수도 있는 것도 있고 보안사항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자 안 후보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국가 데이터 공개는 데이터 산업, AI의 근본”이라며 “정부에서 이런 것을 전혀 공개하지 않다 보니 우리나라가 갈수록 뒤처지고 있고, 차기 정부의 중요한 국정운영 목표 중 하나가 공공 데이터 공개라고 믿기에 여쭤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그런 부분에 대해 확실한 문제의식을 안 가진 것 같아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안 후보가 생각하는 그런 첨단 디지털 기술만 가지고 우리가 경제 부흥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걸 어떻게 활용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 기업을 끌어내는지가 문제”라고 지지 않고 맞섰다.
이어 “정부가 디지털 플랫폼을 구성하면 민간 관계자들이 들어오면서 절로 공공 데이터가 돌게 돼 있고, 특별히 보안을 요하는 것을 제외하면 정부가 국가 전체의 데이터 플랫폼에서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후보의 답변을 듣던 안 후보는 고개를 갸우뚱한 채 오른손을 들어 올리며 다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안 후보는 “빅데이터 기업과 플랫폼 기업은 완전히 다른데, 윤 후보가 두개 구분을 못하는 것 같다”며 “기업의 경쟁력 제고 전략 등도 전혀 다르다“고 재차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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